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글로벌 View]증시 '공포의 10년' 올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티브 브라이스 SC그룹 최고투자전략가

이데일리

스티브 브라이스 SC그룹 최고투자전략가.(사진=SC그룹)


[스티브 브라이스SC그룹 최고투자전략가(CIO)] 얼마 전 강연에서 주식시장의 지속적인 약세를 확신하는 두 명의 청중을 만났다. 그중 한 명은 S&P500 지수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마이너스(-) 2%의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실제 단기적으로 주식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이어지고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전면 중단된다면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더해 고용 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임금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각국의 중앙은행은 더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중앙은행의 과도한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 우려를 불러오면 기업 이익은 물론 주식시장도 단기적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물가와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주가수익비율(PER)을 비롯한 밸류에이션이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10년간 주식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기업 이익은 경기 사이클과 맞물려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이때 기업들은 투자자에게 배당을 안겨준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는 기업 이익 증가에 반영되는 흐름을 보인다. 물론 10년 간의 투자 성과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사례일뿐더러 그 원인은 투자 시점의 영향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만약 투자 시작 및 종료의 시점을 1년 전으로 앞당기거나 1년 후로 미뤄본다면 투자 성과가 분명 크게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는 시나리오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긴축 속도를 조절할 여유를 갖게 되고 이 영향이 실물경제에도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그러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진행된 경기 둔화 속도가 늦춰질 것이고 임금 상승 압력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모두 고려하면서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

첫째, 시장 급락 후 매도에 나서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 아니다. 매수와 매도의 정확한 타이밍은 전문가조차 알 수 없다. 특히 하락 국면에서 팔지 않고 시장에 머무는 것은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다. 다만 그 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하락 시기에 시장을 떠난 투자자가 다시 시장에 돌아오는 데에는 대개 수 년이 걸렸다.

둘째, 여유 자금과 함께 본인만의 명확한 투자 기준이 있다면 꾸준한 적립식 투자를 권한다. 모두 주저하는 시기에 투자하는(즉 공포의 시기에 탐욕을 부리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점진적 접근으로 투자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좋은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다양한 경제 변수와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 들어 채권과 주식 모두 약세를 보였다는 점을 기회로 생각해보면 지금은 두 자산에 모두 관심을 가질 시점이다. 그 중에서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 미 달러(USD) 표시 채권, 사모 회사채 및 단기채를 긍정적으로 추천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