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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터뷰] '헤어질 결심' 박해일 "탕웨이와 첫 호흡, 연기적 고민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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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해일이 어느 때보다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으로 지난 5월 제75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 다녀왔다. 데뷔 후 첫 칸이었다. 금의환향 후에는 '헤어질 결심' 개봉 준비에 한창이었고, 27일 개봉하는 '한산: 용의 출현' 프로모션도 함께 소화하고 있다.

박해일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백기가 있었는데 한작품 한작품씩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래서 비로소 내 일을 하는 거 같은 느낌이다"라며 "'헤어질 결심'은 시기적으로 가장 마지막에 찍었는데 이 작품을 제일 먼저 선보이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헤어질 결심'으로 박찬욱 월드에 입성했다. 담백하고 말쑥한 이미지의 박해일의 모습이 고스란히 해준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전형적이지 않은 형사 역할을 맡아 열연했고, 탕웨이와 심리전이 돋보이는 로맨스 서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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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끝에 개봉하게 된 소감은.

"하던대로 열심히 3년간 촬영했다. 1년에 한작품씩 찍었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관객들에게 작품을 보이지 못한 상태에서 새 작품을 들어가는 것 자체가 심적인 부담이 생기더라. 모든 배우들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렇게 된 바 오랜만에 시간을 가져보자 해서 공백기가 있었다. 틈틈이 찍어 놓은 작품들 후반작업에 참여 했었다. 이제 '헤어질 결심'을 먼저 선보이게 됐는데 배우로서 처음 칸영화제도 가보고 박찬욱 감독님이라는 거장과도 함께 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탕웨이라는 배우와 함께 짙은 호흡으로 작업을 해서 좋았다. 감독님 말씀대로 관객과의 만남이 가장 긴장되고 설렌다."

-박찬욱 감독과 첫 작업이다. 사석과 현장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크게 다른 점은 못 느낄 정도로 사석에서와 촬영 현장에서의 모습이 비슷하다. 그런 간극이 크지 않아서 감독님과 현장에서 일을 할 때 부담이 덜했다."

-박찬욱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어떤 스타일인지.

"극 중의 해준 같은 모습이 있다. 텀블러를 들고 다닌다거나 백팩을 든 모습 등 해준을 연기할 때 참고됐다. 그 분의 좋은 점을 많이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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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에 이어 박찬욱 감독까지 두 거장과 함께 했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나.

"두 분은 서로 존중하는 사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첫 촬영 때 봉 감독님께 문자로 자문을 구했다. 그랬더니 '진정한 마스터시지'라고 하셨다. '진정한 거장이시지. 네가 무슨 연기를 하든 다 받아 주실거야. 걱정하지 말고 재밌게 찍어'라고 격려해주셨다. 감히 두분을 비교할 수 없지만 봉준호 감독님은 사회적인 사건에서 출발하는 거 같다. 사회적 시선을 놓지 않고 그 안에서 드라마가 생성되고 인물들은 굉장히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유머와 그런 스타일이다. 박찬욱 감독님은 그 이야기 안에서 탁 하고 메시지 던지는 방식이다. 나로서는 두 감독님 사이에서 작업하며 더 유연해진 점도 꽤 많다. 좋은 감독님들이 갖고 있는 기질적인 부분은 어딜가도 활용할 수 있구나 싶었다. 그 경험들이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

-첫 장면, 첫 등장에서 해준의 톤이 인상적이었다. 해준의 어떤 걸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한건지.

"감독님께서 자기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나 품위가 있는 느낌을 원하셨던 거 같다. '덕혜옹주' 때 나의 모습을 좋게 봐주신 거 같다. 이번엔 직업은 형사지만 한국 영화에서의 전형적인 모습을 벗어나려 했다. 옷도 말끔하게 입고 그러면서도 활동을 위해 운동화를 신는 등 외형적으로도 신경썼다. 작은 것까지도 하나하나 얘기하고 차곡 차곡 준비해갔다. 그걸 탄탄하게 할수록 촬영할 땐 수월해진다."

-탕웨이를 통해 해외 배우와 처음 연기했다.

"처음이다. 그분이 해왔던 연기와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시간 동안 고민이 있었다. 그러다 감독님과 함께 탕웨이 씨 집으로 뵈러 가쓴데 도회적이고 쿨하고 그런 이미지와 달리 첫 인상은 수수하고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덕분에 부담을 덜어내고 작업할 수 있었다. 탕웨이 씨와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긴 호흡으로 박찬욱 감독님이 만들어낸 감정의 휘몰아치는 굴레들을 해내가야 하다 보니까 파이팅이 잘 되어야 하는데 첫단추 끼는데 시작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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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할 때 호흡은 어땠나.

탕웨이 씨는 중국에서 연극 연출을 전공한 걸로 안다. 배우마다 연기에 접근하는 스타일이 다른데 탕웨이 씨는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 배우였다. 납득이 되어야 움직이는 배우였고 더욱 송서래 캐릭터가 납득이 되어야 한다고 느껴졌다."

-탕웨이와의 호흡이 좋았다. 언어가 장벽이 되지 않는 듯 했는데.

"아무래도 외국 배우와 호흡은 처음이라 해외 문화권 배우와 작업할 때 갖는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탕웨이 씨와 작업하면서 그런 연기적인 고민이 해소된 경험이 됐다. 같이 대화도 하고 산책도 자주 했다. 서로 잘 해나가고 있는지 안부도 물어가면서 했던 경험들이 있다. 탕웨이라는 배우는 호기심이 생기면 직접 행해보고자 하는 기운도 강한 배우다. 그런 부분이 송서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많이 닮아있었다."

-형사 캐릭터는 처음이다.

"그동안 형사 캐릭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거 같다. 그런데 그동안 안 했던 건 이런(해준) 캐릭터를 기다린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장해준스러움을 잘 보여주는 대사의 톤과 상황 덕분이라 생각했다. 재밌게 찍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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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에 다녀왔는데 현지 반응은 어땠나.

"'살인의 추억'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극 중 용의자, 그 이미지로 나를 조심스럽게 대하더라(웃음). 그런데 이번에는 형사고 심지어 친절하고 청결한 형사를 맡았다 하니 놀라더라. 상영 후에는 칭찬을 해주셨다. 뜻 깊은 선물 같은 자리였다."

-'브로커'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자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 화제였다.

"정말 흥미로운 기억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심사위원이 '송강호' 하는데 1초 안에 '강호 형이지' 했다. 박찬욱 감독과 내가 벌떡 일어난 게 기억난다. 너무 기분 좋았다."

-'헤어질 결심'은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초반에 감독님께서 '고생 좀 많이 해봐야 한다'고 하셔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산, 바다 장면 등 쉽지 않은 촬영도 있었다. 다치지 않고 그 순간 순간을 모든 제작진이 만족할 만큼 재밌게 뽑아내면 좋겠다 다짐했다. 시나리오보다 잘 나오자는 마음으로 했다. 고생은 많았지만, 내 자신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CJ ENM

김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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