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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믿었던 중국마저…28년 이어온 對中 무역흑자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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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수출한국 ◆

매일경제

6월 대중 무역수지가 12억1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대중 무역적자의 수렁에 빠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대중 수출은 129억66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8% 감소한 반면, 대중 수입(141억8000만달러)은 일반기계, 섬유, 석유화학 등의 수입이 늘면서 24.1% 급증해 마이너스 실적을 낸 것이다. 지난 5월에는 10억9900만달러 적자였다.

대중 무역수지는 1994년 8월(1400만달러 적자) 이후 지난 4월까지 월별 기준으로 줄곧 흑자였다. 28년간 흑자 행진을 이어오다가 올 들어 제동이 걸린 셈이다. 만성적인 대일적자에 이어 대중적자가 고착화된다면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이 올 것으로 우려된다.

2018년까지 중국은 한국의 최대 외화벌이 시장이었다. 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2018년 556억달러로 홍콩(440억달러)보다 많았다. 하지만 2019년 290억달러로 홍콩(301억달러)에 이은 2위를 기록했고, 2020년(237억달러)과 지난해(243억달러)는 흑자 규모가 한층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대중 무역수지는 41억8000만달러 흑자로 아직까진 반기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상반기(116억3600만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미·중 갈등을 계기로 자국산 반도체 활용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대중 무역수지가 호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막강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성장률이 오르는 추세"라며 "중국이 자국의 밸류체인을 강화하면서 한국의 디스플레이, 선박, 철강, 조선 수출 실적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가 작성한 공식 보고서에서도 확인됐다. 매일경제가 단독 입수한 '한·중국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상황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무역흑자는 한중 FTA 발효 전(2011~2015년) 평균 532억달러에서 발효 후(2016~2020년) 380억달러로 28.6% 감소했다. 산업부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해양수산개발원을 통해 분석하고 지난 5월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다.

한편 올해 상반기 전체 무역적자는 103억달러에 달해 무역전선에 초비상이 걸렸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다. 종전 기록은 1997년 상반기의 91억6000만달러였다.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한 3503억달러였지만, 에너지와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수입액 증가 여파로 수입(3606억달러)이 26.2%나 뛰면서 무역적자 폭을 키웠다. 한국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석 달(올해 4~6월) 연속 무역적자를 냈다.

[백상경 기자 / 박동환 기자]

[단독] 믿었던 중국마저…中기술굴기에 수출 막히고 FTA로 수입 늘고

5월 이어 두달째 對中적자

6월 수출 0.8% 줄어 129억弗
반도체 수출 11% 늘었지만
디스플레이 수출 29% 급감

5년간 對中무역흑자 29% 줄어
한중FTA 후 수출 0.1% 늘 때
수입은 18% 급증해 수지 악화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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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교역의 흑자 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중국 산업과 기술이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이 자국산 제품에 힘을 싣는 이른바 '차이나 밸류체인(CVC)' 구조를 짜면서 막강한 내수 시장의 힘을 바탕으로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6월 대중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8% 하락한 129억7000만달러였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도시 봉쇄 여파로 중국 시장이 침체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수출이 11.5% 증가한 40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디스플레이 수출이 4억1000만달러로 29.4% 감소해 수출 실적을 끌어내렸다.

중국 외 다른 권역의 높은 수출 상승세와 비교할 때 단순한 봉쇄조치 여파로만 분석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기간 아세안 지역 수출액은 16.7% 증가한 102억5000만달러, 미국 수출액은 12.2% 증가한 97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인도 수출은 14억3000만달러로 22.5% 급등했다. 상반기 전체로 봐도 중국 수출은 813억8000만달러로 6.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절대적인 수출 액수는 여전히 높지만, 증가 폭은 아세안(증가율 31.8%, 647억2000만달러), 미국(18.2%, 549억6000만달러), 일본(12.0%, 160억달러)은 물론 유럽연합(EU·8.2%, 340억2000만달러)보다도 낮았다.

매일경제가 입수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상황 평가보고서'는 한국 수출품이 중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정체된 반면 중국 수입품은 한국 시장을 빠른 속도로 점유해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출액에서 중국의 비중은 FTA 발효 전후 5년을 비교했을 때 25.2%에서 25.6%로 소폭 늘었으나 한국의 수입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2%에서 21.2%(1014억9000만달러)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FTA 발효 후 5년 동안 대중 수출액(누적)은 발효 전 5년간에 비해 0.1% 느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수입액은 17.8%나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전자산업은 FTA 발효 전후 수출액 규모가 62.6% 증가해 흑자 규모가 확대됐지만 화학·고무·플라스틱, 자동차, 기계 등은 흑자 규모가 오히려 줄었다. 의복, 철강 부문은 기존의 적자 폭이 감소하는 데 그쳤고, 기타제조업·가공식품 분야에선 오히려 적자가 확대됐다. 보고서는 "한중 FTA는 대중 교역의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과 후생 증가에 기여했다"면서도 "FTA에 따른 관세 감축의 효과에 한정할 경우 사전적으로 예측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미미하게 증가한 반면, 대중국 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흑자 규모가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중 사드 배치 발표에 따른 한중 관계 악화,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중 수출에 부정적 요인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갈수록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대목이다. 중국은 2000년대 후반부터 내수 중심의 성장 방안을 추진하면서 자본재·중간재의 경우 수입품 대신 자국 제품을 쓰는 전략을 펼쳐왔다. 부품·소재 등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으로선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부가 FTA 체결 전 실시한 사전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인 무역의 경우 대중국 수출과 수입이 각각 연간 46억7000만달러, 42억20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이번 분석 결과 제조업 수출은 29억9000만달러, 수입은 30억5000만달러 늘어 규모도 예상보다 작았을 뿐 아니라 수입액 증가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 간 무역수지 흑자·적자 여부가 FTA 성과를 평가하는 절대적 잣대는 아니지만, 제조업 부문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믿을 건 한국이 중국에 월등하게 앞선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분야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선두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물론,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반도체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물량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액면 그대로 중국 반도체가 한국에 수입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철저하게 견제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중국이 천명한 '2025년 반도체 자급률 70%'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대 들어 수출이 아닌 내수 중심의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중국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면서 기술력 향상이 빠르게 이뤄졌다"며 "그간 기술적·가격적 격차에 기반해 이뤄졌던 한중 간 교역이 비슷한 수준의 제품을 서로 수출입하는 대등한 관계로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적 우위가 확실한 영역에선 여전히 기존처럼 한국이 상당한 흑자를 볼 수 있겠지만, 과거와 같은 일방적 흑자 구조는 앞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 기업이 오히려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상황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대중무역 흑자 기조는 앞으로 다시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고, 최근 두 달간 경험한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동환 기자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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