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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나양 마지막길, 유족은 오지 않았다…장례식 없이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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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유나(10)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된 조양의 가족과 차량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하다 전날 가두리양식장 아래에 잠겨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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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10)양과 부모가 유족 없이 1일 화장됐다.

광주 영락공원에 따르면 조양 일가족의 시신은 1일 오후 2시쯤 장례식장에서 화장장으로 운구됐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화장로 앞을 지킨 유가족은 없었다.

지난달 29일 전남 완도군 송곡선착장 앞바다에 잠긴 차량에서 숨진 채 수습된 조 양 가족의 시신은 곧바로 광주 모 장례식장에 안치됐지만, 빈소는 차려지지 않았다.

조 양 부부가 친인척과 왕래를 하지 않은 데다 시신을 인계하기로 한 유가족은 좋지 않은 일로 세간의 관심을 받는 것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화장된 조 양 가족의 유골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화장장에 임시 안치됐다. 임시 안치란 장지가 결정될 때까지 최대 30일간 유골을 화장장에서 보관해주는 것으로 기간이 지나면 유해는 인근 동산에 뿌려지게 된다.

유가족은 조만간 유골함을 찾아가겠다는 의사를 화장장 측에 전했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차 안에서 발견된 약봉지를 바탕으로 조양 어머니가 지난 4월과 5월 한 차례씩 불면증 등을 이유로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이 학교에 제주도로 체험학습(5월 19일~6월 15일)을 간다고 신청하기 전이다.

학교 측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났는데도 조양이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달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중앙일보

지난달 30일 밤 11시쯤 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숙소에서 촬영된 CCTV에 조유나(10) 양 추정 어린 아이와 아이를 업은 여성, 왼손에 비닐봉지를 든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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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실종 학생(유나양)의 아버지가 지난해 3~6월 1억3000여만 원을 투자해 2000만 원가량의 손실이 있었고, 루나 코인에는 투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양 부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 딸을 데리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컴퓨터 판매업을 하던 조양 아버지는 지난해 6월 폐업했고, 조양 어머니도 비슷한 시기 직장을 그만뒀다. 이들 부부는 카드 대금과 대출 등 1억 원 상당의 채무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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