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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점령지 학교에 러시아 교육과정 강요…우크라 교사들은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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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타협해 러 교육과정 가르쳐도 향후 우크라 당국에게 처벌 받을 수 있어

뉴스1

지난 5월1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의 한 학교 모습. 2022.05.12/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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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러시아 교육과정을 가르치도록 교사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점령지의 우크라이나 교사들에게 몇 주 안에 러시아 학교 교육과정을 따르겠다는 의사가 있음을 증명하는 문서에 서명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우크라이나 교사가 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으며, 러시아군의 보복 위협에도 시달릴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러시아군 점령 지역의 우크라이나 교사들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친러 지역 행정당국이 오는 21일까지 러시아 학교 교육과정을 가르치겠다는 문서에 서명하거나 아니면 학교를 그만두라는 명령을 받았다.

세르게이 크라브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은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됐을 때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의 모든 학교는 러시아의 기준에 따라 교육 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크라브초프는 "러시아의 기준에 따라 학교가 기능할 수 있도록 9월1일 개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미 교사들에게 새로운 교육과정을 숙지시키고 러시아 교과서를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러시아 점렴지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 교사는 "현재 역사, 지리, 언어 및 초등학교 교사들이 문서에 서명하도록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만약 러시아 교육과정이 도입된다면 러시아 점령지의 교사들은 우크라이나 문학 작품 등을 가르칠 수 없다. 아울러 역사 교과서에서도 2차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승리에 대한 러시아의 정치적인 해석이 포함될 수 있으며, 소련 시대나 러시아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도 가르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과 타협해 문서에 서명하고 러시아 교육과정을 가르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이후 우크라이나가 다시 점령지를 탈환하면 적과 내통한 혐의로 기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MES)는 러시아 교육과정을 따르는 것을 러시아에 협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형법을 개정해 "러시아군을 지원할 목적으로 교육기관에서 선전하는 행위"에 대해 최고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다만 이에 대해서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크라이나의 교육 옴부즈맨으로 일하고 있는 세르지 고르바초프는 "우리는 교사가 압력을 받았거나 생명의 위협 속에서 교육하도록 강요받았는지, 아니면 그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했는지를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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