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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빤스택' 목격자 증언 "이렇게까지 하나…징글징글했죠" [박용택 영구결번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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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3일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앞둔 박용택 해설위원은 지난 2018년 6월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양준혁 해설위원이 갖고 있던 KBO리그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공인 안타왕'이 된 박용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잊지 못할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서인석 당시 전력분석원, 현 1군 매니저를 언급했다.

박용택이 꼽은 은인 서인석 매니저는 이렇게 말한다. "형은 진짜 야구를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노력을 할 수 있나, FA도 하고 돈도 이렇게 벌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렇게 예민한가 할 정도로 징글징글했었죠."

두 사람은 박용택이 휘문고 1학년, 서인석 매니저가 휘문중 1학년이던 10대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각별한 사이다. 서인석 매니저는 박용택이 원정 숙소에서 팬티만 입고 스윙하는 장면을 자주 봤다고 말해 그에게 '빤스택'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야구부실이 옆집처럼 돼 있었어요. 그래서 휘문중학교로 입학하면 고등학교 선배들이랑도 항상 같이 마주하고 청소 안 하면 혼나고 그런 식으로 항상 같이 있었죠."

"제가 박용택 선배랑 프로 입단 동기예요. 2002년도에 한화에 신고선수로 입단을 했어요. 용택 선배는 고려대학교 졸업하고 LG에 입단하셨고 저는 2002년도에 휘문고등학교 졸업하고 한화로 입단을 했죠. 입단 동기면서 열렬히 응원한 후배죠. '쿨가이 팬카페'도 가입을 할 정도로 박용택 선배를 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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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석 매니저는 한화에서 프로야구 1군 선수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입대했다. 전역 후인 2007년에는 한화가 아닌 LG에서 퓨처스팀 불펜포수로 새출발했다. 2008년 1군 불펜포수로 박용택과 재회한 뒤에는 특급 배팅볼 투수가 돼 박용택의 수많은 누적 기록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왔다.

"사실 2008년이면 용택 선배가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던 시즌인데 그때 많이 불러내셨어요. 제가 던져주는 공이 타자들 입맛에 되게 좋았었나 봐요. 그래서 2008년도부터 박용택 선배 은퇴할 때까지는 항상 외야수 1조 타격 훈련할 때 배팅볼을 던졌었던 것 같아요."

"몇 개를 던졌냐고요? 이건 계산기 두드려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한 번에 한 조를 던지면 보통 30분 가량 던져요. 심지어 전력분석 팀에 있을 때 미팅 준비하고 있다가도 '서인석 서인석' 찾아서 제가 던져줬으니까. 진짜 솔직히 어떻게 환산해야 할지 모르게 수도 없이 던져줬던 것 같아요."

여기서 '빤스택'의 전설(?)이 등장한다. 서인석 매니저가 고무밴드와 테이핑용 밴드, 반창고로 탁구공 만한 가짜 야구공을 만들면 박용택의 호텔방에서 둘 만의 타격 훈련이 시작된다고.

"호텔 방 커튼에다가 토스로 띄우면 형은 다벗고 팬티만 입고 치고. 제가 코치가 아니어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전력분석을 10년을 했어요. 던지면서 보면 선배의 컨디션을 알 정도로 둘만의 공감대가 있었죠."

"또 어떤 일이 있었냐면, 일요일 경기 끝나고 갑자기 저를 불러서 자기 차를 가지고 갔다가 월요일날 구리 야구장으로 오라는 거예요. 그때 진짜 완전 무더위였어요. 오늘보다 더 했는데 혼자 배팅 좀 치게 공 좀 던져달라고 하더라고요. 공 주울 사람이 필요하니까 LG 좋아하는 친구들 불러서 두 시간인가 던졌던 것 같아요. 한 세 박스? 200개씩 세 박스면 600개인데 그걸 땡볕에서 팬티만 입고…친구들은 수비하다 한 시간 만에 탈진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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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빤스택'이 최다안타 기록을 세우고 그를 특별히 언급한 이유가 다 있었다. 서인석 매니저는 당시 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보고 느낀 감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서포트하는 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굉장한 보람을 그때 다 느꼈어요. 내가 그래도 우리 한국야구 기록을 세웠던 사람한테 보탬이 됐구나. 내가 여기서 일하면서 시간만 보내지는 않았구나. 그런 분들이 있어서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죠. (웃으며)그런데 아무 말도 안 하고 지나갔으면 제가 한 소리 할 뻔 했어요."

박용택은 2020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고 KBS N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제2의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2020년 열렸어야 할 은퇴식이 코로나19 탓에 올해까지 밀렸다. 서인석 매니저는 뒤늦게 맞이하는 박용택의 은퇴식에 대해 "2년이라는 시간 공백이 있어서 그렇게 실감이 안 나요. 은퇴식하고 경기 종료 후에 이런저런 행사 있을 때 누구보다도 더 뭉클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진짜 많이 응원하고, 많이 좋아하고, 많이 따랐던 선배가 우리 트윈스에서 영구결번이 되는 영광스러운 자리잖아요. 그때가 되면 더 뭉클하지 않을까요." LG 팬들도 서인석 매니저와 같은 마음으로 예매전쟁을 치르고 3일을 기다리고 있다. LG는 경기 전후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프랜차이즈 마지막 33번을 떠나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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