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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프로 구장 맞나요?" 5981명 헛걸음…운동장 준비 못한 책임, 누구에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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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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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창원, 박성윤 기자] '불금'을 맞아 야구장을 찾은 야구 팬들이 해가 쨍쨍한 데 야구를 못 보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경기 취소가 결정된 다음에도 쉽게 관중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선수들은 경기 준비를 마쳤고, 경기를 할 수 있는 기상 상황이었지만, NC파크 내야가 경기를 정상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내야 인필드 믹스를 교체할 예정이었다. NC 관계자는 "배수 문제가 있어 시즌 전에 교체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흙을 들여오기가 힘들었다. 물류 문제가 있었다. 배수 문제 해결을 위해 시즌 중 일정을 잡았고, 원정 9연전이 예정된 지난달 20일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흙 교체 작업은 지난달 23일 완료됐다. 그러나 이후 장마가 닥쳤다. 많은 비가 쏟아졌다. 창원에 거주하는 또 다른 NC 관계자는 "30일부터 해가 떴다"고 전했다.

운동장이 젖어 당장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30일 오후부터 1일 열릴 삼성전을 치를 수 있는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땅이 말라야 하는데 쉽게 마르지 않았다. 이후에도 평탄화 작업이 필요했다. 최초 작업 때는 경기 시간에 맞출 수 있다고 했지만, 경기 개시 시간이 다가와서도 해결이 되지 않았고, 끝내 취소됐다.

김용희 경기 감독관은 "최대한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경기를 진행하기에 운동장 상태가 적합하지 않아 취소를 결정했다. 아직 평탄화 작업이 덜됐다. 운동장 상황이 경기를 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요일을 맞아 창원까지 내려온 삼성 원정 팬은 황당해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경기 종료 후 멍하니 운동장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던 삼성팬 이 씨(26)는 "삼성 코치님 한 분이 운동장에 공을 떨어뜨렸는데, 튀지 않고 땅에 꺼졌다. 푹신푹신한 듯했다. 어떻게 프로야구가 열리는 구장이 경기 시간에 맞춰 운동장을 준비하지 못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함께 온 친구는 연차를 내고 창원까지 내려왔다. 금요일을 맞이해 한 경기를 보고 숙소를 잡으려고 했는데, 그냥 대구로 돌아갈 생각이다"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KBO 규정 1장 제8조 천재지변 등의 사유로 인한 일정취소 조치 1항에 따르면 '천재지변 또는 이에 준하는 사정 등으로 중지하지 않으면 안 될 경우 홈구단은 그 경기의 중지를 총재에게 요청하여아한다. 총재는 이 요청에 대하여 가부를 결정하여야 하며, 요청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를 판단하여 경기의 중지를 명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또한, 경기가 중지 되면, 우천에 의한 중지와 같은 취급을 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비가 와서 경기를 하지 못했다면, 위 조항을 따르는 게 맞다. 그러나 비가 그친 지 이틀째였다. 홈팀이 경기 시간까지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적절한 운동장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해석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KBO 관계자는 취소 결정 뒤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지 못했다. 지금 무언가를 말하기는 어렵다. 장마의 영향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며 비로 경기가 취소된 것과 비슷하게 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창원NC파크에는 5981명 관중이 입장했다가 야구를 보지 못하고 퇴장했다. 관중들은 즐거운 관람을 위해 경기 시작 전 미리 산 '치킨과 맥주'는 경기가 아니라, 운동장 정비 풍경을 보며 먹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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