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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전인지 “피츠패트릭 우승 보며 영감…그랜드슬램 도전에 의욕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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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민스 PGA 챔피언십 제패 전인지, 2일 귀국

US 오픈 우승한 피츠패트릭 기사 보고 영감

코치의 "은퇴하라" 충격 요법에 마음 다잡아

4대 메이저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8월 AIG 여자오픈 기회…"의욕 넘치는 상태"

겨울에는 그림 전시 준비도

이데일리

전인지가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인지는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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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귀국한 전인지(28)가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에 의욕이 넘치는 상태”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전인지는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소회와 남은 시즌 목표 등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지난달 27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3년 8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4승째를 거두고 기분좋게 귀국한 그는 “많은 분이 기다리고 응원해주신 만큼 메이저 우승으로 보답해 기쁘다. 지금 이렇게 한국에 왔는데 팬들이 많이 환영해주셔서 울컥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약 30여 명의 팬클럽 ‘플라잉 덤보’ 회원들이 찾아 전인지의 귀국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고 응원했다.

전인지는 이번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로 ‘초심’을 꼽으며 지난달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 US 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매슈 피츠패트릭(잉글랜드) 이야기를 꺼냈다. 피츠패트릭은 9년 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곳과 같은 골프장인 더 컨트리클럽에서 US 오픈 골프대회 타이틀을 따냈는데, 9년 전 묵었던 집을 그대로 빌려 생활했고 13년 동안 자신의 모든 샷을 기록한 골프 일지를 읽으며 대회를 준비했다.

“피츠패트릭의 기사를 읽고 나도 대회를 앞두고 그동안 적어온 골프 멘털 노트를 한문장 한문장 마음에 새기며 읽었다”고 밝힌 전인지는 “이런 것들이 대회 중에 잘 이뤄졌고 ‘팀 덤보’가 값진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전인지는 스윙 코치인 박원 코치의 충격 요법이 큰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전 대회였던 마이어 LPGA 클래식에 출전한 전인지는 당시 공동 67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성적보다도 영혼없이 샷을 하는 점을 지적한 박원 코치는 “샷은 좋아졌는데 스코어링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너의 마음가짐 때문”이라며 “그렇게 할 거면 골프를 그만둬라”고 따끔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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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가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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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는 “코치 선생님의 그 말이 충격적으로 와닿아서 KPMG 대회 기간에는 샷 하나, 퍼팅 하나에 혼을 실어 플레이하려고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코치님이 너무 매몰차게 얘기하는 것 같다고 느끼지는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나에게 그런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고 느끼셨던 게 아닐까”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전인지는 1라운드부터 8언더파를 몰아친 뒤 오히려 부담감을 많이 가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많은 이들이 ‘우승은 전인지 것’이라고 얘기를 하셨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마지막 날 우승을 못하면 어떡하나. 못하면 망신인데’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18홀이 길게 느껴졌는데 챔피언 퍼트를 한 뒤 ‘끝났다. 내가 해냈다’는 마음 때문에 캐디 아저씨를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3년 8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한 그는 “첫날 플레이 같은 경우는 골프를 하면서 첫 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존(zone)에 빠져서 경기했다’는 느낌을 가장 크게 받은 날이었다”며 “또다른 자신감과 동기부여를 준 우승이어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무아지경에 빠져서 경기했다는 것이다.

LPGA 투어 통산 4승 중 메이저 우승이 3승, 프로 통산 15승 중 메이저 우승이 8승일 정도로 메이저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이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며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듯 웃어 보였다.

그러더니 “메이저에서는 확률적으로 높은 공략을 하려고 하고, 또 메이저 코스가 내 게임 플랜을 잘 펼칠 수 있는 코스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이 열린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은 전장이 길어 장타자인 넬리 코다, 제니퍼 컵초(미국) 등도 혀를 내둘렀던 바다.

전인지는 “사실 대회를 하면서 코스가 길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첫날같은 경우는 남자 대회보다 길게 플레이됐다고 들어서 놀라기도 했다”며 “메이저 코스여서 그린이 단단할 거라고 예상하고 7번, 9번 우드를 준비한 게 나와 잘 맞게 피팅됐고 자신감도 있었다. ‘코스가 길다’, ‘왜 이렇게 긴 클럽만 잡히지’ 생각할 틈이 없었다. 그래서 ‘존’에 빠져서 경기했다는 말씀을 자신있게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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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인지(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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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없는 긴 시간 동안 우울증, 슬럼프 등에 빠졌지만 이를 극복한 전인지는 “지나간 일은 더 이상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새롭게 새운 목표인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겠다고 굳게 말했다.

전인지는 “남은 1승을 더 채워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욕이 넘치는 상태”라며 환하게 웃었다.

또 “최근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 우승이 없다는 것 때문에 골프 팬, 관계자들의 걱정이 많은 것도 알고 있었다. 내가 우승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즈리고 싶었는데 이번에 우승해 조금 더 자신감이 생겼다”며 “남은 대회에서도 이 마음을 잘 유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펼쳐보겠다”고 밝혔다.

에비앙 챔피언십에 앞서 오는 15일 출국할 예정인 전인지는 오는 겨울에 그림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깜짝 귀띔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전인지는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기 전 눈물을 참고는 “내가 나를 스스로 다독이지 못할 때 팬들이 보내준 응원으로 나를 다독였다. 나보다 더 오래 기다리셨을 팬들에게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게 해드려 다행이다. 오래오래 팬들께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남은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과 AIG 여자오픈(브리티시 여자오픈)도 파이팅 해보겠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다음달 열리는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여자 골프 사상 8번째로 4대 메이저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그는 2015년 US 여자오픈과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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