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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TF비즈토크<하>] '가치투자' 외친 존 리, 자리 내려놓고 '씁쓸히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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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지난해 이스타항공 이어 올해 쌍용차 인수도 실패

더팩트

최근 차명 투자 의혹이 불거지자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임기를 9개월여 남기고 사표를 제출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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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최수진 기자]

◆ '불법투자 아니라더니'…존 리, 결국 사의표명, 왜?

-투자업계는 다소 아쉬운 한 주였습니다. '동학개미 선두주자'의 불명예 퇴진이 있었습니다.

-차명 투자 의혹을 받는 존 리(한국명 이정복)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사표가 수리됐습니다.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일신상의 사유'라고 밝혔습니다. 새 대표로는 이동진 메리츠금융지주 전무가 겸직 형태로 선임됐다지요. 메리츠 측은 전무를 2025년 정기주주총회일까지 대표로 선임한다고 공시한 것으로 압니다.

-존 리 대표가 사임까지 하다니.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건가요?

-존 리 대표는 친구 A씨가 2016년 설립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업체 P사에 부인 명의로 2억 원(지분 6.57%)을 투자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해당 투자로 존 리 대표의 부인은 P사의 주요 주주로 올라가 있습니다. 메리츠운용은 2018년 '메리츠마켓플레이스랜딩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펀드를 설정한 후 설정액(60억 원) 전량을 P사의 P2P 상품에 투자했다네요.

-존 리 대표의 입장은 어떠한가요?

-'사익 추구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요. 존 리 대표와 메리츠자산운용은 "금감원 조사에서 충분히 소명했다"면서 위법의 소지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펀드가 연 12% 수준의 수익을 내 부실이 없었고 △투자 결정에 존 리 대표가 개입하지 않았으며 △문제가 된 P2P 플랫폼 법인이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이해관계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조사는 현재 진행형인가요?

-금융감독원은 메리츠자산운용에 대한 수시검사를 했으며, 존 리 대표의 차명투자 의혹을 포함해 P2P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이 있었는지를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언제쯤 결론이 나려나요.

-아직은 판단 내리기 어려워 보입니다.그렇지만 동학농민운동 선두주자라고 일컬어진 인물의 '일탈'은 다소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투자자들의 실망이 심한 것으로 압니다. 존 리 대표에 대한 팬덤도 어마어마했을 건데요.

-가치 투자를 주창하던 이가 본인의 실속만 챙긴 것 아니냐며 불만이 상당합니다. 일각에서는 그간 존 리 대표가 개인의 투자 수익률에 대해서 밝히지 않았으니, 그간 주창해왔다는 투자관이 모두 거짓 아니냐는 냉소적 반응도 있고요.

-존 리 대표가 운영 중인 유튜브도 멈춰선 상태인가요?

-네. 그간 '존리라이프스타일 주식' 채널은 꾸준한 업로드로 인기를 얻어왔습니다. 구독자 수도 42만5000명에 이르고요. 그렇지만 지난 6월 10일 이후로는 업로드된 영상이 없습니다. 이따금 해명 영상을 올려달라는 댓글도 올라오는데 반응은 없네요.

더팩트

쌍방울그룹이 쌍용차를 놓고 KG그룹 컨소시엄과 경합을 벌였으나 인수에 실패했다. 사진은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 모습.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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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방울, 대형 M&A 연달아 실패…이미지 실추

-마지막으로 유통업계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쌍방울그룹이 가장 최근 쌍용차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죠.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사업을 하는 계열사 광림을 앞세워 지난 4월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는데요. 그룹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매물을 물색하는 중, 쌍용차가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광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인수전 참여를 결정한 것입니다.

-초반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죠?

-인수 발표 초기에 주가가 널뛰기 양상을 보이며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린 게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았습니다. 인수전 참여 발표 직후 일부 계열사 주가가 크게 뛰었는데, 당시 쌍방울그룹의 계열사인 미래산업이 주식 일부를 매도했습니다. 이에 주식 매도를 통해 차익 실현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죠. 쌍방울 측은 "주식 매각은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관련해 수십 개의 기사가 나온 뒤였습니다.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시도는 처음부터 삐걱댔는데요. 쌍방울그룹이 인수를 발표하기 전에 언론에서 먼저 이를 보도했습니다. 쌍방울 측이 예상한 시점보다 빠르게 상황이 전개되면서 인수전에 참여할 다른 경쟁사에 전략 일부가 노출된 것입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전은 상대보다 하나라도 더 많이 알아야 유리한 전략 싸움"이라면서 "마감 직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것만 봐도 상대를 얼마나 견제하는지 알 수 있다. 내가 가진 패는 철저히 숨기고 상대 패를 알아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밀리면 결과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1년 만에 추진한 대형 M&A가 실패로 돌아갔네요.

-쌍방울그룹은 지난해에도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 성정에 밀렸습니다. 인수금액은 성정보다 100억 원 더 써냈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성정 측이 쌍방울그룹이 제시한 금액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스타항공을 놓친 것인데요.

연달아 두 개의 대형 M&A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서 기업 이미지만 실추시켰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이번과 같이 부정의 이슈에 휩싸이면 이미지 실추로 큰 M&A에서 수확도 없을 경우 리스크는 더욱더 커집니다. 밖으로는 기업 이미지 타격이 발생하고, 내부에서는 직원들이 동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쌍방울그룹도 많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이네요. 쌍방울그룹이 어떻게 이 상황을 이겨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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