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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내가 본 이근은…” 로건, 3개월만에 전한 우크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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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출신 유튜버 이근씨와 국제의용군으로 활동하겠다며 우크라이나로 무단출국했다 8일 만에 귀국한 로건(본명 김준영)이 의용군 후기를 전했다. 로건도 이씨와 같은 해군 특수전전단 출신으로 웹 예능 ‘가짜사나이2′에 교관으로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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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의용군 참여를 위해 우크라이나로 무단 출국했던 로건(왼쪽)과 이근/이근 인스타그램


로건은 지난 3월6일부터 3월14일까지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며 국제의용군으로 전쟁에 참여했다. 그러다 로건은 부친의 암수술 때문에 3월16일 먼저 귀국했다. 이후 로건은 여행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혐의(여권법 위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근은 부상 때문에 5월27일에 입국했다.

로건은 최근 인스타그램 Q&A 기능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우크라이나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질문을 모은 뒤, 지난달 30일 유튜브를 통해 답변을 공개했다.

첫 번째 질문은 “(우크라이나에서) 뭐 먹었냐. 그리고 생리현상은 어떻게 해결했어?”였다. 로건은 “고등어, 죽, 빵 같은 거 먹고 생리현상은 화장실에서 해결했다. 최전선에서도 인터넷 됐다”고 답했다. ‘밥은 입에 맞았냐’는 물음엔 “나는 그럭저럭 먹을만 했고, 이근 중대장은 굉장히 안 맞았음. 그렇지만 전쟁 상황이라 그런거 따질게 아니었음”이라고 했다.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은 ‘물’이었다고. 그는 “물이 부족했고, 건물 털면서 물 챙기려 했는데 물이 없었다”고 말했다. ‘병기 지급’은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해줬다고 했다. 가족들조차도 로건이 우크라이나에 간 것을 몰랐다고. 가족 중 한 명은 폴란드에 봉사활동을 가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저격탄이 머리 위로 날아들 때와 탱크에게 맞았을 때”라고 했다. 또 그는 러시아군에 실망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용맹하다고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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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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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미국인, 영국인과 팀원으로 활동했다는 로건은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있고, 사람들을 살리고 싶었다. 거기서 죽겠다는 마음은 없었고 죽지도 다치지도 않고 할 일 하고 아버지 건강 상태에 따라 일찍 오든지 조금 더 있든지 3주 정도만 돕고 올 생각이었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헤어질 때 이근이 했던 결심’이었다고 했다. 그는 “속전속결로 끝날 거라 예상했는데 길어졌고, 내가 집으로 돌아가게 됐을 시점에는 스파이로 인해 우리 기지가 미사일에 맞을 상황이기도 했다. 중대장(이근씨)도 같이 가려다 현재 자신이 팀장이고 ‘여기 사람들 더 도와줘야겠다. 그게 내 사명인 것 같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로건은 이근씨와 귀국 후 한 차례 만나 식사를 한 적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로 다시 가서 돕고 싶지 않냐’는 질문엔 “내가 할 거 다 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중독되면 안 됨. 그 선을 잘 찾아야 함”이라고 답했다. 전투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차분할 수 있구나’와 굉장히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외국인 의용군 중 영국 특수부대 출신이 가장 많았고 조지아, 프랑스 출신도 있었다고 전했다.

로건이 눈으로 본 전쟁 현장은 그야말로 참혹 그 자체였다고. 그는 “파란버스, 버려진 차, 부모 잃은 아이들이 끝도 없이 줄지어 있고 마을은 다 박살이 남. 길에는 민간인들의 시체가 그냥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 물자나 장비를 노획해서 쓴 적 있냐’는 질문에 “권총 주웠지만, 내 것도 버리고 싶어서 안 가져왔다”고 했다.

전쟁 현장에서 러시아군이 설치한 ‘부비트랩’도 자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로건은 “시체 만지면 안 되고, 문 함부로 열면 안되고 길 잘 보고 걸어야 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로건은 “여권법 위반 사항에 대해선 깊이 반성하고 있고, 현재 법적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며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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