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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임신중단권 폐기 반발 심화…민주당 후원금 대박, 보수 대법관 탄핵 청원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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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시민들이 2일(현지시간) 미시시피주 잭슨에서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잭슨|A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50년 가까이 인정됐던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를 폐기한 데 대한 항의와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 보장을 주장하는 민주당에 정치 후원금이 쏟아졌고, 보수 대법관에 대한 탄핵 청원에 수십만 명이 서명했다.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 자택에서 연일 계속되는 시위를 금지해 달라고 주 정부에 요청했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민주당 온라인 기부 사이트 액트블루 집계를 인용해 지난달 24일 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이후 일주일 동안 민주당과 관련 단체들이 약 8000만달러(약 1038억원)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액트블루를 통한 민주당 기부금은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24시간 동안 2000만달러를 넘었고, 지난달 28일에는 5100만달러를 넘은 뒤 1일 8000만달러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액트블루 외에도 민주당의 연방 및 주 단위 선거 캠프, 임신중단 권리 옹호 단체 등에 후원금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단기간에 민주당에 후원금이 쏟아진 것은 대법원 판결이 진보 성향 유권자들을 자극해 결집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오는 11월 연방 및 주 의회 의원들을 뽑기 위한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민주당과 공화당은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경선을 실시하는 등 사실상 선거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민주당은 대법원의 임신중단권 폐기 판결을 중간선거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킬 중요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판결 직후 “개인의 자유는 투표에 있다”고 강조했다.

임신중단 권리 폐기에 앞장선 보수 성향 대법관들에 대한 항의와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인터넷 청원 사이트 무브온에 올라온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탄핵 청원에는2일 저녁을 기준으로 약 94만6000명이 동참했다.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임명된 토머스 대법관은 현역 대법관 중 재직 기간이 가장 길고, 보수 성향이 가장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달 24일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를 주장하면서 피임과 동성애, 동성혼을 보장한 판례의 오류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보충 의견을 냈다. 임신중단을 금지한데 이어 피임과 동성혼 등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다. 토머스 대법관은 보수 성향 로비스트인 아내 버지니아 ‘지니’ 토머스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정치 활동으로도 구설에 올라 있다.

급기야 임신중단 권리 폐기에 찬성한 보수 성향 대법관 자택 앞 시위가 계속되자 대법원 측은 해당 주와 카운티 측에 집회를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게일 컬리 대법원 보안관은 지난 1일 메릴랜드주와 몽고메리 카운티, 버지니아주와 페어팩스 카운티에 각각 보낸 편지에서 “몇 주 동안 계속해서 큰 규모의 시위대가 확성기를 이용해 구호를 외치고, 북을 치면서 대법관들의 집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면서 메릴랜드와 버니지아 주법 그리고 해당 카운티 조례에 근거해 대법관 집 앞 시위를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각 주와 카운티 측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와 대법관들의 안전을 모두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대법관 집 앞 시위 제한 여부는 대법원과 연방정부, 주정부, 카운티 사이의 신경전 소재이기도 하다. 대법원과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판사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의 집회를 금지한 연방 법률을 적용해 조처를 할 것을 요구했지만, 바이든 정부 법무부는 집회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면서 소극적인 입장이다. 대법관 집 앞 집회 금지에 소극적인 몽고메리 카운티와 페어팩스 카운티의 장들 역시 민주당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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