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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6월 '전 세계 꼴찌' 기록한 韓증시…"그래도 사라" 외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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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주간증시전망]

머니투데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6월 한국 증시 성과가 전 세계(주요국 증시 30여곳)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기업 실적 우려까지 겹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금을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전세계 꼴지 한국 증시…경기침체 우려 직격탄


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코스닥 지수 수익률은 마이너스 18.17%로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중 최하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3.68% 하락해 세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진건 오스트리아(-15%) 증시다.

같은 아시아 중에서도 유독 한국 증시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산업 비중이 높은 대만 증시는 이 기간 13.35%하락했지만 코스피·코스닥보단 낙폭이 덜했다. 일본 닛케이는 6.58% 하락에 그쳤고 홍콩 항셍은 3.69%, 중국 상하이지수는 6% 반등했다.

지난 1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291.49까지 내려가며 2020년 11월2일 이후 20개월만에 2300선을 내줬다. 6월 한 달 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6700억원 어치 순매도 했다. 올 들어서는 14조9000억원을 팔았다.

글로벌 긴축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가 갈수록 짙어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의 타격이 유독 심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577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고 월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수지는 2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5월에 이은 3달 연속 적자로 이는 금융위기(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이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도 내려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기업들의 연간 순이익 예상치는 180조5000억원으로 전주 대비 0.9% 떨어졌다.

코스피 실적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는 오는 7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예상치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21.3% 늘어난 77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17% 증가한 14조7000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예상치보다 하회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D램 가격은 올해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가격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매크로(거시경제) 리스크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올해 D램 시장 수요는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닥은 어디? "하반기 저점 매수 기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 증시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등 현재 증시 하락을 유발하는 요인이 해소될 여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국내총생산) 추정 모델인 GDP나우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2.1%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마이너스 1%로 집계된 이후 하루만에 추정치가 추가 하향됐다. 올해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으로 기술척 경기침체 국면에 해당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재료 측면에서 보면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물가상승률 피크아웃(고점통과) 조짐은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적극적인 시장 진입은 지양하고 기술적 반등을 포트폴리오 조정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금의 하락폭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침체와 기업 이익 감소를 감안해도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에 비해 낙폭이 심했다는 분석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이익 전망치는 추가 하향될 가능성이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고 있는 경기와 비교해도 코스피 하락은 과도하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의 이익 하락폭이 이미 반영된 우려를 넘어서지 않을 경우 증시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코스피 지수에 대해 "2200~2600 박스권에서 계단식 저점 상승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무조건적 경기침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심증과는 달리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물증은 제한적"이라며 "뉴욕 연준의 12개월 이후 경기침체 발발 확률은 6월 현재 7.1%로 위험신호인 30%선을 크게 하회 중이고, 미국 실업률은 3.6%로 고용호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단적 시나리오를 감안해도 국내외 증시 추가 하락폭은 15% 이내로 제한적"이라며 "3분기 시련을 자포자기가 아닌 4분기 이후를 겨냥한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는 주식을 파는 게 아니라 사야할 때"라며 "경기침체 3분의2 지점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경험을 감안하면 내년 2분기까지 침체가 이어질 경우 올해 4분기가 매수 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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