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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주춤해도 금리 오르니… 서울 중산층 구매 가능 아파트 2.6%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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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이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주택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꾸준히 늘어났고 집값 상승세도 주춤해졌지만,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아파트 가격은 하위 2.6% 수준에 불과했다. 집값이 그간 오를 대로 오른데다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는 2.6으로 전분기(2.7)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5.6)에 비해서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로, KB부동산이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09년 3분기 이후 최저다.

조선비즈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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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구입잠재력지수란 중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구입가능한 주택 재고량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중위소득 가구가 월소득 33%를 대출원리금 상환에 사용한다고 할 경우, 2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의 비율을 보여준다. 주택구입자금 밑천은 30%를 기준으로 한다.

올해 1분기 중위소득 가구가 서울에서 대출을 받아 구입 가능한 아파트는 하위 2.6%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KB주택구입잠재력지수는 2019년 3분기(20.4)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2020년 4분기(7.3) 한 자릿수로 내려 앉았다. 그리고는 2021년 1분기 5.6, 2분기 3.9, 3분기 3.8, 4분기 2.7로 하락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기준으로 한 소득은 지난해 1분기 510만원에서 올해 1분기 559만원으로 10% 이상 늘어났다. 연간 지출가능한 주거비용도 덩달아 늘어났지만 구입가능한 아파트의 수는 7만9000가구에서 3만7000가구로 반토막이 났다. 구입가능한 주택가격 또한 4억4235만원에서 4억3528만원으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대선을 전후해 규제완화의 기대감으로 집값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그 전의 급등기에 비해서는 기울기가 가파르지 않았다. KB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서울의 경우 지난해 12월 99.7에서 올해 3월 100.3으로 오르는데 그쳤다.

다만 확연히 달라진 것은 대출 여건이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연 0.50%였던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8월 0.75%, 11월 1.00%, 올해 1월 1.25%, 4월 1.50%, 5월 1.75%로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은행이 산출하는 예금은행 가중평균 대출금리 중 주택담보대출금리는 1분기 3.86%로, 1년전(2.67%) 대비 1.19%포인트 높아졌다. 금리가 오르면서 매월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저금리대출자의 비중은 급감하고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의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수준별 여신 비중에 따르면 1년 전인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79.1%에 달했던 3% 미만의 가계대출 비중은 지난달 9.5%로 10% 아래로 떨어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잠재적인 주택구매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금리와 주택가격”이라면서 “금리인상의 여파가 시장에 번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자체가 떨어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경기, 인천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택구입잠재력지수 자체는 서울보다 높았지만, 빠른 속도로 하락해 역대 최저점에 있다는 점은 유사했다. 경기의 경우 주택구입잠재력지수가 지난해 1분기 40.2에서 올해 1분기 25.2로, 인천은 같은 기간 61.0에서 36.6으로 급락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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