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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유형재의 새록새록] "덥다, 더워" 무더위에 새들도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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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샘 없는 새들의 여름나기 비법 "물속에 풍덩"

연합뉴스

더위 피해 목욕하는 왜가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아직 한여름이 안 됐는데도 강원 강릉 등 일부 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지속하는 견디기 힘든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온몸이 깃털로 덮인 새들은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를 어떻게 피할까?

깃털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새들은 땀샘이 없어 뜨거운 여름이면 헉헉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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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는 할미새
[촬영 유형재]


그러나 새들에게도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면 더위를 이겨내는 나름의 비법이 있다.

온몸 구석구석에 시원한 물을 뿌리며 여름나기를 한다.

새들은 몸에 물을 뿌리거나 목욕을 하면서 몸 온도를 낮춘다고 한다.

사람으로 치면 목욕이나 마찬가지인 '몸에 물 뿌리기'는 새의 체온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생명과도 같은 날개의 청결을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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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뺨검둥오리의 목욕
[연합뉴스 자료사진]


요즘 강릉 경포천과 남대천 등에서는 가끔 왜가리가 물속에 아예 목만 내놓고 몸을 푹 담근 채 목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온도가 올라가면 그늘로 몸을 피해 쉬지만 아주 견딜 수 없는 더위가 찾아오면 주변에 있는 물에 가서 날개를 퍼덕여 온몸이 물에 젖도록 한다.

힘찬 날갯짓으로 몸의 물기를 털어내며 시원함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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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들의 목욕탕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래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는지 한동안 이런 행동을 반복한다.

제법 시원한지, 눈까지 지그시 감았다.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탄 사람이 가까이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흰뺨검둥오리는 매우 요란하게 목욕한다.

머리를 제외한 몸통을 넣어 몸을 적신 뒤 날갯짓으로 요란하게 물기를 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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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박구리의 목욕
[촬영 유형재]


어느 정도 더위를 식혔는지 이번에는 나머지 부분인 머리를 물속에 넣기를 반복하며 요란한 목욕을 계속한다.

마지막으로 힘차게 물을 털어내고 날갯짓을 한 뒤 시원한 바람으로 몸을 말린다.

방울새, 참새, 할미새, 직박구리도 더위를 참지 못하고 강릉 남대천 자신들만의 단골 목욕탕을 찾는다.

참새는 남대천 상류 모래톱 옆에서 물에 들어갔다가 나와 모래 목욕을 하는 것을 반복한다.

그래서 단골 목욕탕은 항상 손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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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우지의 요란한 목욕
[연합뉴스 자료사진]


몇 마리가 한꺼번에 쪼르르 와서 목욕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얼마나 더운지 머리를 물속에 넣고 시원함을 만끽하면서 사람이 가까이 접근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방울새도 참새 목욕탕을 찾는 단골이다.

할미새는 인근의 좀 더 얕은 물에서, 직박구리는 좀 더 깊은 곳에서 짧은 시간 물에 몸을 담갔다가 나와 몸을 말리는 나름의 목욕을 하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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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까도요의 목욕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비와 파랑새는 물 표면을 스치듯 낮게 비행하며 더워진 몸을 적시는 행동을 반복한다.

물총새, 갈매기, 도요새 등 우리 주변의 다른 새들도 폭염과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 수시로 물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하며 여름을 나고 있다.

연꽃 단지나 갈대밭에 주로 사는 여름의 전령사 개개비는 뜨거운 태양을 피하는 모습이 매우 귀엽다.

활짝 핀 연꽃 밑에 생긴 작은 그늘에 앉아 노래 한 곡 뽑고는 연잎 그늘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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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그늘에서 쉬는 개개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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