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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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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지역 풀린 대구, 고분양가 관리서도 빠져···분양가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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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역·여수·순천 등 11곳

'고분양가관리지역'서도 제외

'미분양 급증' 대구 올 22% ↑

3.3㎡당 평균 2000만원 돌파

원자재 가격 상승도 인상 요인

“규제 풀려 분양가 자극" 전망 속

"공급과잉, 상승 제한적" 지적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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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값 하락세를 기록해 조정대상지역 대상에서 빠진 대구와 여수·순천 등 지방도시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도 제외된다. 이에 따라 규제를 피해 앞으로 공급될 물량들이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HUG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성구를 제외한 대구 전역(동구·서구·남구·북구·중구·달서구·달성군)과 경북 경산시, 전남 여수시·순천시·광양시 등 11개 지역은 5일부터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해제된다. 이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정부의 규제지역 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지역들을 조정대상지역 명단에서 제외했다.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이란 분양가 상승이 전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거나 고분양가 사업장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뜻한다. 30가구 이상의 주택을 선분양하려면 현행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하는데 고분양가 관리지역의 사업장은 고분양가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인근 비교 단지의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 보증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고분양가를 통제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11개 지역에서는 이와 같은 규제 없이 신축 아파트 분양이 가능해진다. 이를테면 대구에서는 올해 하반기 총 2만 4481가구의 신규 분양이 이뤄질 예정인데 조합 등 사업 주체의 의지대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게 된다. 대구는 이미 또 다른 가격 통제장치인 분양가상한제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에 이번 정부 결정으로 이 지역의 분양가가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특히 연초 대비 철근과 콘크리트 등 건설 필수자재 가격이 10~20%가량 오른 상황이 분양가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대구 아파트의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역대 최초로 2000만 원을 넘겼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분양된 대구 민간 분양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2060만 원으로 지난해 연간 기준인 1679만 원보다 22.6%(381만 원) 올랐다. 최근 주택 시장의 침체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가운데서도 분양가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대구 지역의 부동산 투자 심리를 이끌고 있는 대구 수성구도 투기과열지구에서 빠졌지만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에,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이라는 점에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달 1일부터 변경된 고분양가 심사 기준은 고분양가를 판단하는 시세를 결정할 때 준공 10년 이내 단지를 토대로 한다. 그전까지는 준공 20년 이내 인근 단지까지 포함됐다. 또 최근 가격이 급히 오른 건설 자재비를 제때 반영하기 위한 자재비 가산제도도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분양가 상승에 힘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국토부는 당시 1%대의 분양가 상승률을 점쳤다. 연내 분양을 계획 중인 대구 남구의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건축 자재비와 인건비 등 원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조정 시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주변 시세와 분양 가능성 등을 고려해 분양가를 책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구 등 11개 지역의 분양가를 억누르던 규제가 사라지면서 ‘시장의 힘’을 날 것 그대로 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미분양 우려가 높은 대구이기에 설령 규제가 사라지더라도 조합 등 사업 주체들이 막무가내로 분양가를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대구는 분양 물량과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공급 과잉 우려가 있다”며 “미분양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 수요자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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