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검증 실패 반복에도…윤 대통령 “전 정부와 비교불가” 자화자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순애·김승희·송옥렬 도덕성 논란 줄줄이

윤 대통령 ”전문성 보고 빈틈없이 발탁”

“공정·상식 맞지 않지만 ‘능력주의’ 명분” 비판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치자금 유용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자진사퇴함으로써 윤석열 정부는 출범 두 달도 안 돼 세번째 장관 후보자 낙마를 기록했다. 김승희 후보자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은 ‘인사 실패’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전 정부와 다르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승희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기 전인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공무원은 자기가 맡을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을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우리 정부는 그런 점에선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정부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도덕성 면에서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을 보면 비교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자리(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명 연속으로 낙마하는 일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음주운전, 제자 갑질 의혹에 휩싸인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됐다. 이날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2014년 술자리에서 제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다시 거론됐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빈틈투성이”라며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라서 인사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기에는 인사검증의 부실이 너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인사검증은 민정수석실을 대신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담당한다. 대통령실은 “1차 검증을 인사정보관리단에서 하고,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검증 결과를 점검한다”며 “추천·검증 부서를 분리하고, 검증을 법무부·공직기강비서관실 2단계로 나눠 상호 견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잇따른 인사 실패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인사검증 과정에 대해 일일이 (검증을) 했고 안 했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구체적인 상황은 언급을 피했다.

반복되는 검증 실패와 윤 대통령의 “우린 다르다”는 능력주의 부각 기조는 결국 윤 대통령의 정치 참여 명분인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한겨레>에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인사를 ‘능력주의’ 명분으로 강행 처리하는 일이 반복된다”며 “집단 사고에 빠져 국민 눈높이와 멀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지난달 말부터 이어지는 데에도 인사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2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관해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51.9%는 부정적으로, 42.8%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항상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 신청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