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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이재명, 최강욱 비판 막았다” 폭로 직후 출마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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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발언 90분 뒤 野 “대표 출마 못한다”

“성범죄 단호 대처 약속한 이재명, 박완주·최강욱 사건에 침묵” 비판

우상호 “예외 인정할 사유 없어” 당원가입기간 부족 이유로 불허

朴 “지도부와 李, 뭐가 두려운가… 민주당의 민주화 위해 투쟁할것”

조선일보

본회의 참석한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의원과 김한규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1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 의원은 이날 처음 참석한 국회 본회의 인사말에서 “여야, 좌우, 네 편 내 편을 떠나 국민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모두가 힘을 합치면 좋겠다”고 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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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이재명 의원이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좀 달라졌다”며 “제가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 건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발언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 폭로 직후 민주당 지도부는 당규를 내세워 박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불허한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 지도부와 이 의원은 무엇이 두려운 거냐”며 반발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2030 여성 표를 위해 26세 박 전 위원장을 영입해 놓고 유력 주자와 각을 세우니 버리는 모양새가 됐다”는 해석을 내놨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쯤 라디오에 나와 당대표 출마 이유로 이 의원의 변심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이 대선 때 성범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몇 번이고 약속했는데, 제가 비대위원장 시절에 일어났던 박완주·최강욱 의원 사건 등에 대해서 거의 어떤 말도 하시지 않았다”고 했다. 박완주 의원은 보좌관 성추행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됐고, 최 의원은 성희롱 발언과 이후 거짓 해명·은폐 논란을 일으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친이재명계가 주축인 강경파 ‘처럼회’ 소속인 최 의원을 감쌌다고 본 것이다. 이 의원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내용의 인터뷰가 방송된 지 1시간 남짓 후인 오전 9시30분, 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박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불허 방침을 밝히면서 “박 전 위원장이 소중한 민주당의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당원 가입 후 6개월이 되지 않아 당대표 출마 자격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에 “당무위 의결로 출마할 수 있게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지난 대선 때 영입된 김동연 경기지사도 민주당에 들어온 지 3개월 만에 당내 경선에 참여해 후보가 됐던 것을 사례로 들며 당규상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박 전 위원장 출마를 가로막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의 반발이 거세다”며 “박 전 위원장에게만 특혜를 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자 박 전 위원장은 “설마 27세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가 돼 기성 정치인들을 다 퇴진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고 싶다”며 “비대위의 결정은 당의 외연 확장과 2024년 총선 승리는 안중에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민주당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출마 불허가 원칙에 따른 결정이라고 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최근 이 의원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인 것도 영향이 없진 않았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대선 때 이 의원이 2030 여성을 겨냥해 영입하면서 ‘이재명계’로 불렸었다. 박 전 위원장이 대선 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데에도 이 의원이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후 이 의원과 박 전 위원장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공천 등 여러 현안을 두고 사사건건 부딪혔다. 박 전 위원장이 ‘586 용퇴’를 주장할 때도 이 의원은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는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 의원이 지금 여러 가지 수사 문제가 얽혀 있다”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우리 당 계파 갈등은 더 심해질 것이다” “분당 우려도 있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이 의원 측은 “도대체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박 전 위원장이 민주당의 혁신을 어떻게 이끌어내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민주당의 모두 까기를 통해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실망스럽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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