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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튀르키예 물가상승률 79%...24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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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이발소에서 4일(현지시간) 고객이 머리를 자르고 있다. 이날 튀르키예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비 78.62%를 기록해 24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고 발표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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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6월에 비해 79% 폭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24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서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튀르키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슬람식 경제정책으로 인해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물가 폭등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통계청(TSI)은 4일(이하 현지시간) 6월 CPI가 전년동월비 78.62% 폭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8년 이후 24년만에 가장 가파른 물가 오름세다.

전월비로도 CPI는 4.95% 상승했다.

세계 공급망 차질 지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식량·에너지 가격 폭등, 에르도안 대통령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터키 리라 가치 폭락 등이 겹쳐 튀르키예 물가가 계속해서 뛰고 있다.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부문은 운송부문 물가였다. 1년 전보다 2배 넘게 올라 123.37% 폭등했다.

튀르키예 8400만 밥상 물가인 식료품·음료 가격은 배 가까운 93.93% 뛰었다.

이슬람 보수파를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는 에르도안은 코란을 근거로 이자가 '모든 악의 근원(mother of all evil)'이라며 튀르키예 중앙은행(TCMB)에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이를 거부하는 중앙은행 총재는 목을 날려버린다.

튀르키예 경제가 고속 성장을 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눈치를 보며 TCMB의 금리인상이 더뎌지면서 리라 가치는 폭락하고, 수입물가는 폭등하고 있고, 튀르키예 국민들의 구매력도 약화되고 있다.

리라 가치는 지난 1년간 미국 달러에 대해 반토막 났다. 48% 폭락했다.

에르도안의 강력한 금리인하 의지 속에 TCMB는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2020년, 2021년 반복적으로 금리를 낮췄다.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TCMB 총재는 쫓겨났다. 지난해 봄까지 2년 동안 TCMB 총재는 3명이 갈렸다.

한편 에르도안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금리인상이 아닌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50% 인상한지 6개월만에 지난주 30% 인상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해 실질 최저임금은 하강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도 작용해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이 제품·서비스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는 이른바 '2차 인플레이션'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물가-임금 소용돌이(a price-wage spiral)'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튀르키예의 올해말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65%에서 75%로 상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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