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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메모리반도체 겨울이 온다” PC·스마트폰 안 팔리고 서버 증설도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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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삼성전자 14나노 DDR5 D램.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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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PC와 휴대전화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PC 출하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9.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란짓 아트왈 가트너 연구원은 “지정학적 격변, 높은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과 공급망 중단의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 영향으로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고, 이런 점이 올해 PC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했다. 가트너는 올해 소비자용 PC 수요는 13.1%, 비즈니스 PC 수요는 7.2%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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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0나노급 4세대 D램. /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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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수요는 올해 7.1%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8% 줄고, 지역적으로는 중화권에서 18.3%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성장을 이끌어 온 중화권 시장이 부진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트너는 올해 5G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29% 성장한 총 7억1000만대로 예상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 47% 성장보다 18%포인트 낮은 수치다. 아트왈 연구원은 “5G 스마트폰 출하량 9500만대가 감소하게 되는 셈이다”라고 했다.

PC와 휴대전화 수요 부진은 이 기기들에 장착되는 메모리반도체의 동반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판매량이 줄면 제조사들이 반도체 재고를 높여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전분기와 비교해 D램은 3~8% 하락하고, 낸드는 전분기와 같거나 0.5%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부정적 시장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메모리 선두 업체들은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서버용 메모리로 사업 구조를 바꾸려고 하나,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미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투자 시기를 늦추고 있어서다. 또 최신 서버에 장착될 예정인 인텔 중앙처리장치(CPU)의 양산이 지연되면서 이와 짝을 이룰 D램 역시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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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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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통상 3개월 단위로 움직이는 D램 가격은 지난해 10월 9.51% 떨어진 뒤 올해 들어 1월 8.09%, 5월 1.76% 하락하며 시장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가격이 보합세를 기록했지만, 앞으로도 하락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낸드는 6월 고정거래 가격이 전달 대비 3.01% 떨어지면서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과 관련한 부정적인 흐름은 삼성전자 등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1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8만3595원으로 직전에 발표된 것보다 8.81% 낮아졌다. 일부에선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7만원대로 보는 곳도 있다.

영업이익과 매출 등의 지표 전망치도 하향 조정 중이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2분기 매출 전망치는 77조2218억원으로, 한 달 전 78조4512억원에서 1조2294억원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15조2823억원에서 14조6954억원으로 5869억원 감소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진으로 소비자 수요가 부진하고, 특히 PC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줄고, 스마트폰 자체 수요도 줄어 삼성전자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태다”라고 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서 비메모리는 양호하지만, 메모리 출하량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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