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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경제·금융 수장들, 리스크 대응 논의…코스피 장중 2300선 붕괴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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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부총리 주재 금융당국 조찬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추 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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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복합 위기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4일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모여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점검하고 정책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수장들은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들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갖고 정책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달 16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18일 만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현재의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상한 경계감을 갖고 주요 이슈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공동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국내외 금리 상승기에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관계부처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수장들은 금리 상승기 리스크 요인과 관련해 “금융·외환시장, 가계부채 및 소상공인·청년층 등 취약차주 부채, 금융기관 건전성, 기업 자금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수시로 만나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복합 경제 위기 타개에 필요한 공동 대응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원장은 서민·취약계층이 금리 상승 등으로 과도한 상환 부담을 겪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긴급 리스크 점검 회의’에서 “금리 상승으로 과다 채무자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차주의 부실 및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개별 금융사의 유동성 및 건전성 리스크를 업권별 특성을 고려해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산업 전반에 투입 비용 늘어나…면밀히 점검해야”

이날 한은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차질이 앞으로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생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특징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국내 일부 산업의 생산이 제약을 받고, 산업 전반에서도 투입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동차·건설·기계장비 등 일부 산업에서 부품·자재 수급 차질로 생산이 제약됐고, 비용 측면에서는 원자재·중간재 가격 상승세가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대부분 산업에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채산성이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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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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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진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과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 글로벌 식량 수급 불안 등으로 향후 글로벌 공급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이런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물가 오름세가 심화하고 생산 영향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글로벌 공급망 상황과 국내 산업을 면밀히 점검해 충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물가·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 2거래일 연속 장중 2300선 붕괴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는 2거래일 연속 장중 2300선이 무너졌고, 한때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권가에서는 3분기 중 2200선 전망이 늘어나고 지수가 이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08포인트(0.22%) 하락한 2300.34에 장을 마쳤다. 4거래일 연속 하락장이다.

이날 시작과 함께 2310선까지 상승했던 코스피는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하면서 하락 전환해 2300선이 무너졌다. 장중 한때는 2276.63까지 추락하면서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피가 장중 2300선이 무너진 것은 올해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404억원, 1835억원을 팔아치웠지만 기관이 312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수를 지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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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305.42)보다 5.08포인트(0.22%) 내린 2300.34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3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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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도 이날 6.75포인트(0.93%) 떨어진 722.73에 마감됐다. 코스닥 역시 장중 712.53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2원 떨어진 1297.1원에 마감했다.

◆하반기에도 코스피 하락장 예상…“바닥 ‘2050선’” 예측도

코스피가 가까스로 2300선을 지켜냈지만 시장에서는 곧 2300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수출중심인 한국 경제에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동성 환경과 경기 펀더멘털 모두가 악화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시장이 힘을 못 쓰는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물가가 정점을 확인할 때까지는 통화정책과 더불어 경기 악화 우려가 같이 작용하는 구간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긴축 강도가 약간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런 시그널이 나와야 조금 더 의미 있는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이날 하반기 코스피 등락 범위를 2250∼2700선으로 제시했다.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 하락장이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올해 하반기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후에도 약세장이 지속, 내년 상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코스피 바닥이 2200선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이날 코스피 바닥지수를 2050 전후로 제시했다. ‘2050선’이 제시된 건 유진투자증권에 이어 두 번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물가 상승률 정점 통과가 지연되면서 주요국의 긴축 속도와 강도가 강해져 수요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경기 경착륙은 불가피하고, 침체 가능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국지성 폭우에 차량 326대 하루 만에 침수…손보업계 비상

최근 국지성 폭우가 중부지방을 강타한 가운데 하루 만에 차량 326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손해보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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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비가 내린 지난 6월30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중고차 단지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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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경기도에 평균 170㎜가 넘는 장맛비가 쏟아진 지난달 30일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에 접수된 차량 침수와 낙하물 피해는 326건으로, 이에 대한 추정 손해액(피해액)은 38억4400만원이었다.

이들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이 지난해 말 기준 80%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날 하루 동안 전국의 차량 피해액은 4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부와 남부 지방은 오는 25일까지, 제주는 오는 20일까지 각각 장마가 예고된 만큼 올해 차량 풍수해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하루 만에 이 같은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것은 게릴라성 폭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경기 수원 권선구 고색동의 중고차 매매단지에 빗물이 들어차는 등 수원에서만 100대가 물에 잠겼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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