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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명예사회복지학박사 된 나경원… “낙오된 분들과 함께 가는 세상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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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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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순천향대학교 대학원에서 명예사회복지학박사 학위 수여를 받으며 “20년 정치하면서 수많은 상을 받기도 하고 각종 선거에 당선되기도 했지만 오늘같이 기쁘기도 하고 무겁기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라며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은 내게 밥 먹는 일과 똑같다. 이제 밥 먹는 일상을 더 잘 챙기리라는 당부의 말씀으로 학위의 무게를 소중히 여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의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장애로 인해 힘든 삶을 사는 분들이 많다. 그 장애와 장애물을 걷어 드리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고 그것이 복지국가로 가는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낙오된 분들과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예박사 수여 소식을 전하며 수여식에서 밝힌 답사를 공유했다. 나 전 의원은 다운증후근을 가진 딸을 언급하며 “저에게 소중한 소명을 불러일으켜 준 사람은 역시 우리 딸이다. 딸을 낳고, 기르면서 제게 다가온 현실들은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가기에는 제도의 변화는 물론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라며 딸의 입학을 거부하는 학교의 제도 개선을 끌어낸 것, 의정 활동 중 입법과 정책, 예산으로 장애 조기발견, 조기치료부터 특수교육, 평생교육, 고등교육 그리고 고용, 주거, 장애노인 복지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경험을 소개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이제 많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 다운증후군을 가진 정은혜 작가가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한 것도 그를 반증하는 것”이라면서도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길에 함께 해주시리라 생각하며 다음과 같은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나 전 의원은 “첫째, 장애인 등 약자에 대한 정책은 비장애인이 그들에게 베풀어주는 시혜가 아니다. 장애인을 포함한 약자들 역시 우리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헌법상 권리가 있다. 그들이 모두 최소한의 존엄성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 그것이 약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둘째, 우리가 제도를 설계하고 집행할 때 우리는 우리의 시각이 아닌 그들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스스로 운동화를 신고자 했던 딸의 초등학교 시절 일화를 소개하며 “‘아이들이 자꾸 운동화를 신겨준다’고 늘 불평했다. 유나가 원하는 것은 운동화 갈아신는 것을 지켜보았다가 함께 천천히 버스정류장까지 걷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필요한 것을 해주자는 것이다. 제 생각으로는 그 출발점은 바로 기다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셋째, 이제 그들을 한 번만 보자. 장애인을 만나면 두 번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직 드물기 때문이다. 때로는 동정으로, 때로는 차별적 시선으로 본다. 얼굴이 둥근 사람도, 갸름한 사람도, 키가 큰 사람도 작은 사람도 모두 우리 구성원”이라며 “그런 시각에서 장애인을 한 번만 보자”고 제안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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