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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기록적 인플레에 반도체 수요도 “정점 찍고 하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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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상승 일로를 걷던 반도체 경기가 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선비즈

반도체 웨이퍼 위에 새겨진 회로. /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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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를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의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초기만큼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잠재적인 수요 역시 줄었다는 설명이다. 40여년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컴퓨터 등의 수요 폭락을 부르고 있다는 것.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PC 출하규모는 전년비 8.2% 감소한 3억2120만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인텔, 엔비디아 등 관련 기업들도 지난 2년간의 호황이 끝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6월 PC반도체 부문 신규고용을 잠정 중단했다. 인텔 측은 지난달 하반기 전망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불확실해졌다면서 상황에 맞게 지출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AMD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는 지난달 올해 PC 부문 전망을 보수적으로 낮춰 잡았다면서 앞으로 수년 동안은 수요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관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는 양대 핵심 시장인 암호화폐 채굴과 비디오게임용 반도체 둔화를 이유로 신규고용 계획을 취소했다.올 상반기 엔비디아 주가는 48% 폭락했다.

여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 폭락, 시장 붕괴는 암호화폐 채굴용 반도체 수요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가상화폐 시장이 차갑게 식었다. 이 때문에 시장이 길고 긴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흘러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고점(6만8790달러) 대비 약 70% 떨어졌고, 이더리움은 지난해 11월 고점(4812달러)보다 80% 넘게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 전망을 낮춰 잡기 시작했다.팩트세트에 따르면 인텔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2·4분기 매출 전망치가 2월 184억달러에서 지금은 180억달러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매출 전망도 4% 하향 조정됐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81억달러 전망과 같은 수준으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가 낮아졌다.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반도체 경기가 3~4년마다 작은 하강기를 거친다면서 이번에도 또 한 번의 하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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