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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전대룰 갈등에 직 던진 안규백 "당심-민심 괴리로 자멸, 잊었나" [스팟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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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전준위 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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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경선룰 세팅과 관련한 내홍이 번지는 가운데 4선 안규백 의원은 5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이하 전준위) 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전날 자신이 마련한 당 대표·최고위원 예선 경선룰(중앙위원 70%+국민 여론조사 30%)을 비대위가 5시간 만에 ‘중앙위원 100%’로 뒤집으면서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전준위 논의가 (비대위에 의해) 유명무실해지는 상황에서 더는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가는 것은 어렵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전준위원장으로서의 제 역할도 의미를 잃은 만큼, 직을 내려놓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예선은 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을 추리는 과정인데 그 기준을 놓고 비대위와 전준위 간 파열음이 터져나온 셈이다.

안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퇴 글을 쓴 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화가 왔지만 나는 안 받았다”며 “전준위 원안대로 룰을 정하지 않으면 나는 전준위원장을 안 하겠다. 리더십이 더는 안 선다”고 했다.

Q :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려는 취지는 무엇이었나

A : “민주연구원이 6·1지방선거 평가 보고서를 통해 ‘민주당이 선거에서 자멸한 요인은 당심과 민심이 괴리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지 않았나. 경선 룰에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달라는 당내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전준위가 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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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준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 방식과 선출 규정 마련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첫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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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국민 여론조사에 당원들이 대거 투표에 나서면 ‘당심·민심 괴리’ 현상이 벌어지는 건 마찬가지다

A : “그래서 시스템상으로 당원은 국민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예정이었다. 당대표·최고위원 본선에서도 국민 여론조사를 10%에서 25%로 올렸으니 ‘컷오프(경선 배제)’ 성격인 예선도 일관성있게 여론조사 비율을 늘려야 할 것 아닌가.”

비대위는 전날 본선 투표 반영 비율을 ‘대의원 45%ㆍ국민 여론조사 10%’에서 ‘대의원 30%ㆍ국민 여론조사 25%’로 바꾸는 내용의 전준위 안에 대해선 그대로 의결했다.

Q : ‘여론조사를 넣으면 변별력이 없다’는 우상호 위원장의 지적은

A : “선입견이다. 8~9%의 한 자릿수대 응답률에 그치는 시중의 여론조사도 결과적으로 보면 선거 결과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까보면 다 맞다. 민심을 무시해선 안 된다.”

Q : ‘중앙위원 100% 기준이면 이재명 의원도 낙마한다’는 전망은

A : “그렇진 않을 거다. 다만 최고위원 후보들의 경우 여론조사 비율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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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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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전날 권리당원이 최고위원 투표에 행사할 2표 중 1표는 무조건 자신이 속한 권역에 출마한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하는 소위 ‘지역 캡’을 씌웠다. 예를들어 부산시당에 등록된 권리당원이라면 영남권 최고위원 후보에게 1표는 무조건 줘야 하는 방식이다. 이에 강경파 의원 40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당원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이자 강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적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김용민 의원)라고 반발했다. 강성 당원의 표심을 바탕으로 최고위원에 출마하려는 계획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란 말이 나온다.

Q : 최고위원 ‘지역 캡’은 지역 안배란 효과도 있다

A : “오히려 민주당이 소(小)지역주의 정당으로 쪼그라드는 악영향이 있을 거다. 최고위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전국을 대표해야 한다. 민주당은 전국정당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호남 등 특정 지역을 대변하려면 지명직 최고위원을 두면 된다. 지역 캡을 씌우면 여성이나 장애인은 당선되기 어려울 거다.”

Q : 일각선 특정 후보가 비대위의 ‘룰 뒤집기’를 부추겼단 말이 있다

A : “자기에게 유리한 룰을 세팅하려는 의도다.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우상호 위원장은 이날 광주 전남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종적으로 내일(6일) 열린 당무위에서 충분히 의견을 듣겠다. 안 의원과도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국민 여론조사 반영비율이 꼭 30%가 아니더라도 20% 정도라면 의미를 살릴 수 있다. 단 10%는 민심·당심 괴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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