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편의점 심야할증제 추진...현장선 "탁상공론"이라는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투데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편의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편협은 도대체 누구 편인 겁니까"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이하 전편협)이 야간 시간대에 물건 값을 올려받는 '심야할증제'를 제기한 후 이를 둘러싼 업계 내 입장 차가 갈리고 있다. 가맹본부는 최저임금 인상 압박을 피하려는 방편이라지만, 일부 점주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야간 영업 자율화, 주휴수당 폐지 등이 핵심 해결방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가맹점주협의회로 구성된 전편협은 편의점 본사에 심야 할증제를 요구하겠다고 의결했다. 심야할증제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물건값을 최고 5% 올려 파는 것을 뜻한다. 이외에도 전편협은 심야 무인운영 확대, 주휴수당 폐지를 요구할 계획이다.

계상혁 전편협 회장은 “대부분 매장이 심야 시간에는 적자를 본다”라면서 “심야 시간이라도 인건비 보조를 받고자 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특성상 심야에는 인건비가 매출보다 커 상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일부 점주들은 심야할증제에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편의점 점주 A 씨는 "기사 보고 처음 알았다. 전편협에서 어떠한 공지도 없었다"라면서 "초반에만 가격저항이 있고 나중에 정착될 거라지만, 객수가 떨어질 것이 뻔하다. 무인점포라는 강력한 대체재가 있는데 편의점에 누가 오겠나"라고 토로했다.

대체재인 무인점포가 오히려 수혜를 보고 점주 수익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A 씨는 "편의점 본사가 배분율을 조정해주는 등 다른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심야할증제는 엉뚱하게 가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꼴"이라면서 "심야 가격 인상으로는 객수가 떨어지고, 편의점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매운동 분위기나 조성할까 걱정된다"라고 밝혔다.

1년 4개월째 편의점을 운영 중인 점주 B 씨는 "일부 고매출 점포 이외에 이득을 보는 점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저매출인 지금 곧 편의점을 그만둘 생각"라면서 "본사와의 수익 배분율에 대한 조정이 없는 이상 소용없다. 5% 이상 올리면 손님 발길도 5% 이상 끊길 게 뻔한데, 그 와중에 1%는 본사에 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점주들은 심야할증제 도입 대신 야간 미영업 자율화, 주휴 수당 폐지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편의점주 C씨는 "많이 버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영업시간을 줄여 인건비를 절약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라면서 "몇 푼 올려 소비자 반발 사는 것보단 야간영업 중지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대부분 편의점은 계약 초반 24시간 장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24시간 영업을 선택하면 배분율을 더 올려주거나 지원금을 더 주는 방식이다. 가맹법상 직전 3개월 0~6시동안 적자가 났음을 증명하면 심야 영업을 중단할 수 있다. 심야 영업을 중단하려면 5년 단위 계약 기간내 위약금을 물어야하는 구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쉽게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일단 심야할증이 점주 매출이나 수익 향상에 실질적으로 효익이 있는지 시뮬레이션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점주들의 전체적인 합의도 선행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투데이/김혜지 기자 (heyji@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