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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카카오 ‘모빌리티’ 지분 일부 매각, 2대 주주로 변경 검토…노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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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카카오노조 서승욱 지회장이 판교역 광장에서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카카오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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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6일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PEF)에 매각하고 2대 주주로의 지분 변경 안을 사실상 공론화했다. 노조 측은 지난달 27일 사측과 만나 대화한 뒤 반대 서명운동을 중단했지만 이날 반대운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검토하고 있는 부분은 10%대의 매각을 통한 카카오의 2대 주주로의 스텝 다운(지분 변경) 구조”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 이후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주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을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를 보유한 대주주다.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의 지분율이 약 24%, 미국계 PEF 칼라일 지분율이 6.2%다.

카카오가 10%대 지분을 매각하고 TPG컨소시엄, 칼라일그룹 등도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기면 카카오는 2대 주주로 내려오게 된다. 이렇게 매각을 할 경우라도 현재로선 차기 1대 주주가 누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다른 사모펀드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배 CIO의 공지는 크루유니언과의 면담 이후인 이날 오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중순 카카오가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및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매각설’이 처음 제기됐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700여명) 중 과반 이상이 노조에 가입했고 크루유니언과 함께 매각 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이날 크루유니언은 앞서 두 차례 사측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카카오가 더 이상 모빌리티 사업을 이어갈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매각 반대 서명 운동과 함께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 판교 사옥 앞 피켓 시위, 카카오모빌리티와의 단체교섭 등 후속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크루유니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과 지난 4일 두 차례 진행된 협의에서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 사실을 인정하며 “카카오가 2대주주로 남아 향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설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매각 반대 의견이 거세지자 카카오는 일부 지분을 남기는 형태로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크루유니언은 사측에 사모펀드 매각 반대 입장을 내걸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 방안’을 요구하는 한편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협의테이블에 참여할 것을 요구해왔다.

크루유니언 측은 최대주주와 경영주체가 사모펀드로 바뀔 경우 카카오모빌리티가 ‘수익’ 위주 구조로 바뀌면서 구성원은 물론 간접 고용된 30만 플랫폼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정대 카카오모빌리티분회 스태프는 “카카오가 2대 주주가 된다고 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이 담보된다는 회사의 주장은 아이러니”라며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처음으로 영업이익의 흑자 전환을 했고, 사회적 책임 또한 이행 중이다. 이번 매각은 김범수 센터장이 2022년 국정감사를 피하려고 하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카카오 측은 크루유니언 주장을 반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며 “카카오가 생각하는 모빌리티 사업은 외형 확대보다는 사회적 책임에 중점을 두고 있어 성장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 노조 측에 설명한 부분이 ‘사측의 의지가 없다’고 잘못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충분히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뒤 매각 관련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모빌리티 사업은 여전히 카카오의 중심 사업이며 매각이 되지 않아도 모빌리티 사업을 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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