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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최악 경기에도 웃은 우즈 "디오픈선 다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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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타이거 우즈가 6일(한국시간) 열린 JP 맥매너스 프로암 둘째 날 1번홀에서 퍼트를 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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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36홀 라운드를 하며 이글 1개,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 보기 10개. '골프 황제'의 스코어카드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 최악의 경기력. 하지만 타이거 우즈(미국)는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다.

6일(한국시간) 아일랜드 리머릭의 어데어 매너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JP 맥매너스 프로암 둘째 날 마지막 18번홀에서도 보기를 범한 우즈는 이틀간 합계 7오버파 151타를 기록하며 경기를 치른 49명 중 공동 39위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우즈는 자신의 경기력에 실망하거나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이름을 환호하는 갤러리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며 밝은 미소를 보였고 동반자들과 즐거운 모습으로 악수를 하며 경기를 마쳤다. '결과'보다는 자신이 목표로 한 '디오픈'을 앞두고 모든 것을 점검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골프채널은 이날 "우즈의 아이언 샷과 퍼트는 그다지 날카롭지 않았지만 몇 차례 좋은 드라이버 샷을 쳤다"고 평가했다.

오는 14일부터 '골프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제150회 디오픈 출전을 앞둔 우즈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다리에 점점 힘이 붙고 있다"며 다리 상태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때보다 상당히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우즈는 다리를 다친 상태에서도 유독 디오픈 출전을 원했다. 자신이 두 차례나 우승한 코스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또 2009년 60세 톰 왓슨(미국)이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디오픈은 다른 대회들과 다른 면이 있다. 우즈가 부상에도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일단 우즈는 다리 부상으로 인해 상체 중심의 스윙으로 교정했다. 부상한 오른 다리에 힘을 전혀 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디오픈 전용 샷'이 만들어졌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페어웨이가 단단해 낮은 탄도의 샷을 잘 구사한다면 코스 공략에 무리가 없다. 우즈는 "문제는 내가 다쳤다는 사실"이라고 운을 뗀 뒤 "왼쪽으로 체중을 실을 수 없어 자연스럽게 낮은 탄도의 볼을 치게 된다"며 세인트앤드루스 공략에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떨까. 우즈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자칫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면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대회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최고 수준에서 한 번 더 플레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우즈가 자세를 낮춘 것은 교통사고를 당한 다리 상태가 쉽게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동차 전복 사고로 다리를 다친 우즈는 1년간 재활을 거쳐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하지만 지난 5월 PGA 챔피언십 도중 다리 통증으로 4라운드를 기권했고, 지난 6월 열린 US오픈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이틀간 열린 이번 이벤트 대회에서도 우즈는 대부분 카트를 타고 이동했다.

우즈는 어느 때보다 골프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나는 언제나 골프를 할 것이다. 나의 다리든, 남의 다리든, 의족이든, 다른 몸 조각이 붙어 있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재활 과정에 대해서는 "소파에서 벗어나는 건 미칠 정도로 어렵다"며 "이제 두 다리를 가진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리를 잃거나 잃을 뻔했던 사람은 내 말을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틀간 워밍업을 마친 우즈는 "이제 긴 일주일을 앞두고 있다. 다리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래도 매일 훈련을 계속하겠다"며 디오픈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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