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새벽 2시 40분쯤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남성 7명이 여성 4명을 집단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웨이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남성 7명이 여성 4명을 집단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중국 허베이성의 부성장이 부임 한 달만에 사망했다. 이를 놓고 현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음모론’이 일고 있다.

중국 관영 허베이일보는 “류원시 허베이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이 지난 3일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불행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5일 보도했다. 올해 54세인 류 부성장은 지난달 허베이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으로 부임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놓고 현지에서는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류 부성장이 병으로 죽은 것 같지 않다. 소설도 이런 소설이 없다”, “무슨 병으로 죽었는지 알려달라”, “우연의 일치라기에는 너무 안타깝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홍콩 명보는 6일 논평을 통해 “불행한 죽음(不幸離世)이라는 표현은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극단적 선택 등 ‘비정상적인 죽음’에 주로 사용된다”며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설명이 분명하지 않아 실제로는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당국이) 뭔가 감추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된다”고 했다. 명보는 “중국에서 고위 관리의 건강 상태는 항상 기밀이고, 사망 원인도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 남성이 다른 테이블에 있는 여성에게 접근해 등과 얼굴을 만지려하자 여성이 뿌리치고 있다./웨이보

이와 관련해 지난달 10일 발생한 집단폭행 사건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남성에게 여성들이 반발했고, 이에 남성 7명이 여성 4명을 무자비하게 집단폭행한 사건이다. 현지 공안의 늑장 대처로 중국 전역에서 논란이 됐다.

허베이성 공안청의 조사 결과 탕산시 공안국 루베이지국이 폭행 신고 28분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고, 여성들이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음에도 사법 감정 의견서에 2명은 경상·2명은 경미한 수준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허위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사실과 함께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확산하면서 중국에서는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에 허베이성은 루베이지국 부국장을 해임하고, 루베이지국장 등 공안 간부 5명을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명보는 “류 부성장이 허베이성에 부임한 지 2주 만에 집단폭행 사건이 일어났고, 외지 출신인 그가 허베이성 경찰의 기강을 바로 세울 수도 있었다”고 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공안 내부에서 큰 사건과 인사이동이 빈번하게 이어지면서 상황이 복잡했을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정채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