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휴가철 앞두고 코로나 재확산 조짐… 尹정부 ‘과학방역’ 시험대 [코로나 재유행 경보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국 해수욕장·지역축제 재개

본격 피서철 활동량 폭증 예상

오미크론 하위변이 검출률 급증

정부, 거리두기·입국제한 대신

전국민 4차 백신 접종 논의 중

세계일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9371명으로 4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6일 서울 송파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날 기준 누적 확진자는 1843만3359명이다. 남정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각 지역 해수욕장이 문을 열고 축제도 잇따라 재개하며 3년 만에 일상을 회복하려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접촉 빈도가 높아지는 시기에 전파력이 빠른 바이러스가 면역도가 낮아진 사람들 사이에서 번지는 최악의 조건이다. ‘과학방역’을 표방한 윤석열정부는 경제 위기 상황 속에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코로나19 유행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일상 회복 가운데 코로나19 증가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유행 확산 요인은 크게 △활동량 증가 △오미크론 변이 세부계통 BA.5 확산 △면역력 감소 세 가지가 꼽힌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찍은 이후 확진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실외마스크 해제 등 방역 조치는 완화됐다. 회식과 모임, 여행이 늘면서 이동량은 코로나19 이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본격 여름 휴가철이 되면 이동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일보

피서객들로 속초 해수욕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 곳곳의 해수욕장들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전면 개장에 나섰다. 강원도의 경우 강릉시와 삼척시, 양양군 등 동해안 일대 80여개 해수욕장이 8일 강릉 경포대를 시작으로 공식 개장한다. 경북과 접하고 있는 삼척시의 경우 13일부터 40일 동안 삼척·맹방·증산·부남 등 9개 해수욕장이 피서객을 맞이한다. 부산은 7개 해수욕장이 모두 문을 연 상태다. 지난달 일찌감치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이 개장했고, 이달 들어서는 광안리·다대포해수욕장 등 5개 해수욕장이 차례로 문을 연다. 중문해수욕장 등 제주 지역의 12개 지정 해수욕장들에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축제도 기다리고 있다. 강원도 경포 맥주축제와 망상해수욕장 힙합 페스티벌이 예정돼 있다. 강원도관광재단은 이달부터 10월까지 ‘2022 강원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버스킹’도 개최한다.

이런 가운데 BA.5가 번지고 있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다. BA.5 국내 검출률은 지난주 28.2%로, 일주일 새 2.7배 증가했다. 같은 속도로 확산한다면 곧 BA.2를 밀어내고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BA.5는 BA.2와 비교해 전파속도가 35.1% 빠르고, 감염이나 백신으로 생긴 면역의 효과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올해 초 3차 백신과 확진으로 높아졌던 사람들의 면역 수준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면역의 지속기간은 3∼6개월 정도다. 3차 접종자 중 돌파 감염된 사례는 26.8%에 이르고, 재감염 사례는 지난달 5일 기준 6만8000여명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8월 중순이나 9월 초까지가 최정점 구간이 될 수 있다”며 “하루 확진자 수는 오미크론 대유행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15만명까지는 충분히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정부 ‘과학방역’ 어떻게

관심은 윤석열정부가 맞이한 첫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어떤 방역정책을 쓸 것인지다.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전날 “중증·사망자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고, 의료대응체계 여력이 있어 현재로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입국제한 등 방역 강화 조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거리두기를 강화한다고 해도 문재인정부에서처럼 특정 업종 영업시간 제한 등은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거리두기 방역 효과 분석을 통해 생활방역대응 매뉴얼을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당분간은 백신과 치료제가 주 무기가 된다. 방역 당국은 전국민 4차 접종을 고심 중이다. 현재는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종사자가 대상인데, 50대 이하 일반 국민도 추가 접종을 통한 면역 보강이 필요한지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있다.

다만, 여러 차례 백신 접종으로 쌓인 피로감은 전국민 4차 접종 결심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개량된 백신이 재유행 전 공급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화이자는 BA.4와 BA.5를 겨냥한 백신을 오는 10월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진경 기자, 강릉·안동·제주=박명원·배소영·임성준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