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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민주당, '전당대회 룰' 확정에 '비명(明)계'는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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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예비경선에 '여론조사 30%'…친명계는 '어대명' 순항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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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룰' 변경을 놓고 내홍에 빠졌던 더불어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의 수정안을 뒤집었다. 비대위가 한 번 철회했던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안을 대부분 받아들인 것을 두고 '친명(이재명)계' 의원들의 집단 반발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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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전당대회 룰' 변경을 놓고 내홍에 빠졌던 더불어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의 수정안을 뒤집었다.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는 30% 여론조사를 반영토록 하고, 강한 반발을 초래한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제는 철회했다. 비대위가 한 번 철회했던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안을 대부분 받아들인 것을 두고 '친명(이재명)계' 의원들의 집단 반발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경선 룰과 관련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친명계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을 향한 순차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급작스러운 룰 변경에 당이 오히려 혼란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민주당 당무위는 6일 오전 회의를 열고 전대 규칙안 최대 쟁점인 '당 대표·최고위원 예비경선(컷오프) 선거인단 구성'과 최고위원 선거에 도입된 권역별 투표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기존 전준위 의결안의 대부분을 받아들여 전대 규칙으로 할 것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당 대표 예비경선에 30%의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기로 했다. 다만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비대위 의견을 반영해 중앙위원회 투표 100%를 하기로 했다. 또 최고위원 선거에서 △수도권 △영남권 △충청권(강원-충청) △호남권(호남-제주)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현행 1인 2표인 최고위원 투표 중 한 표는 해당 권역에 출마한 후보에게 행사토록 한 '권역별 투표제' 신설 규정은 비대위가 자진 철회했다.

확정된 전당대회 룰을 두고 비대위가 당내 갈등 수습을 위해 한 발 물러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친이재명계' 의원들과 이 의원을 지지하는 당원 위주의 반발이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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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지난 5일 비대위 결정에 불복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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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준위는 중앙위원회 투표로만 이뤄지던 당 대표·최고위원 컷오프에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안을 낸 바 있다. 예비경선 단계에서부터 민심을 적극 반영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비대위는 국민 여론조사 30% 반영안을 뒤집어 현행 '중앙위원회 투표 100%'로 하며, 지역 균형성을 위해 '권역별 투표제' 규정을 신설하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그러자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사전 교감이 없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고, 김병욱 등 전준위원들도 비대위 결정에 불복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정성호 등 '친명계 의원' 38명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결의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중앙위원회 투표 방식을 '주류 세력의 기득권 지키기'라며 규정하고 "비대위가 당원들의 투표권을 제한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절차마저 훼손하는 결정을 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예비경선에 여론 조사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이재명 컷오프'용이고,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제 역시 친명계 의원들을 컷오프 시키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의 결정을 되돌리기 위한 '전당원 투표'를 요구했다. 이날 오전 기준 해당 입장에 동참한 의원들은 6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민 의원은 같은 취지의 내용이 담긴 당원 6만2000여명의 서명부를 이날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당 바깥에서도 일부 지지자들이 당사 앞 시위에 나서는 등 당 지도부를 향한 압박이 거셌다.

정치권에선 당무위의 전대 룰 최종 의결로 오는 8월 전대에서 이 의원의 당권 도전과 친명계 의원들의 최고위 진입도 한결 수월해질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원들의 승리다.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도 철회됐다"며 "전준위 안이 비록 부족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당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니 한 걸음씩 같이 나가야 한다"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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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대 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호, 정청래, 박주민, 김병욱, 양이원영, 김남국, 김용민, 장경태 의원.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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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명계' 의원들은 전당대회 룰이 급작스럽게 변경된 것을 두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전대 룰이 변경된 것을 두고 "왜 최고위원은 그냥 중앙위 100% 그대로 가고, 당 대표는 여론조사 30%를 넣냐"며 "(당 지도부가) 일정한 원칙도 없이 이랬다저랬다 뒤죽박죽 룰을 만들어놨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는) 선출 지도부를 결정하는데 특정 계파의 입김이나 이해관계가 적용한 것"이라며 "굽어지고 휘어진 룰의 모양새가 매우 볼썽사납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다른 '비명계' 재선 의원은 비대위 결정에 대해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갈등 봉합이 아니라 서로 간에 '38선'이 생기는 거다. '뭐 알아서 해 봐라'며 (전대에) 마음을 접는 의원이 생길 거다"라며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3일 당무위에서 의결한 당헌 개정 사안을 중앙위원회 온라인 투표에 부쳐 최종적으로 '전대 룰' 개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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