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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2서 3대2로… 조코비치 大역전극, 화장실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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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男단식 시너 꺾고 4강 진출

남자 테니스 세계 3위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가 6일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이탈리아 신성 야니크 시너(20·세계 13위)에게 발목이 잡힐 뻔했지만 대역전극을 쓰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세트스코어 0-2까지 밀리며 한 세트만 더 내주면 탈락하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1세트 초반 게임 스코어 5-0으로 앞서던 조코비치는 무언가에 씌기라도 한 듯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트로크는 너무 길게 떨어졌고, 드롭샷은 네트에 걸리기 일쑤였다. 시너는 영건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과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흔들리는 조코비치를 궁지로 몰아갔다. 서브, 스트로크, 네트 플레이 등 모든 면에서 톱시드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던 절체절명의 순간, 조코비치는 3세트를 앞두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5분여 후 다시 코트에 선 그의 스트로크에는 멈칫거림이 없었다. 차근차근 한 세트씩 시너를 쫓아갔다. 그리고 5세트에 이르렀을 때 조코비치는 우리가 알던 그로 돌아왔다. 한번 흐름을 탄 그를 멈출 순 없었다. 조코비치는 세트스코어 3대2(5-7 2-6 6-3 6-2 6-2)로 시너를 누르고 자신의 윔블던 2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갔던 게 전환점이 됐다.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 ‘할 수 있다’ ‘잘해보자’고 격려의 말을 건넨 게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 선수로 뛴 지 20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고개를 들 때가 있다. 이 의심과 맞서는 내면의 싸움에서 이겨야 외부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센터 코트를 가득 메운 관중은 대역전극의 주인공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쏟아냈다.

조코비치는 자로 잰 듯한 정확한 스트로크와 흠결 없는 플레이뿐 아니라 어떤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철 멘털’로도 유명하다. 자서전에서 그는 매일 15분가량 명상하는 습관을 길렀더니 경기 중에도 마치 명상하듯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019년 윔블던의 황제 로저 페더러와 5시간 혈투 끝에 승리한 뒤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엔 “경기 전엔 언제나 미리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상상하며 내가 승리하는 모습을 그려본다”며 “항상 상대보다 내가 더 낫다는 믿음을 가지려고 한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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