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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관광객 폭증 유럽, 코로나 재확산 진앙지로...佛 하루 확진 2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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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6일(현지 시각) 스페인 나바라주 팜플로나에서 열린 ‘산 페르민 축제’ 개막식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수천명이 몰려 ‘소 몰이 행사’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스페인에서도 지난 5일 2만20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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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최신 변이인 ‘오미크론 BA.4′와 ‘BA.5′가 빠르게 퍼지면서 전 세계에 ‘코로나 비상등’이 다시 켜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각각 20만명과 10만명을 돌파하면서 코로나 재유행에 대한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각국에 “방역을 다시 강화하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일 전 세계 코로나 신규 감염자는 123만명. 지난 5월 20만명대까지 떨어졌다가 급격하게 반등하는 추세로, 100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국가별로는 프랑스가 20만6706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미국 17만9507명, 이탈리아와 독일이 각각 13만3015명과 13만728명이었다.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9만412명), 남미에서는 브라질(7만4591명), 아시아에서는 일본(3만6164명)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중 38%가 프랑스·이탈리아·독일 3국에서 나왔다. 특히 프랑스는 하루 확진자가 2주 만에 80% 급증했다. 이탈리아 역시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으면서 지난 4월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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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유럽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이곳을 여행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재확산이 다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국가별 방문객 수에서 프랑스가 1위, 이탈리아는 5위다. 역시 관광업이 발달한 그리스도 1주일 새 확진자가 3배로 급증했다.

UNWTO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제 여행객 수는 1억170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100만명)에 비해 3배로 늘었다. 이 중 약 70%가 유럽을 오간 여행객으로, 유럽행 여행객 수는 지난해 대비 3.8배로 급증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유럽에서 대규모 국제 행사가 연이어 벌어지고 해외여행객들도 쏟아져 들어오면서 유럽이 다시금 코로나 재확산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며 “코로나 방역 조치를 재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의 코로나 바이러스 지배종(감염의 다수를 차지하는 변종)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다. 전염 능력이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의 5배에 달하고, 기존 오미크론 감염자도 다시 걸릴 만큼 면역 회피력이 강하지만 치명률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결국 대중교통과 실내에서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는 것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 혹은 코로나 음성을 증명하는 방역 패스 재도입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 지난주 같은 요일에 비해 신규 확진자 숫자가 2배 가까이 증가한 일본에선 정부가 내수 증진을 위해 이달 중순부터 본격 추진하려던 ‘전국 여행 비용 지원 사업’을 연기하기로 했다. 일본은 2020년 관광업계를 위해 ‘고 투 트래블’이라는 이름의 전국 여행 지원 사업을 시행했다가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증가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공공장소 출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정점에 이른 뒤 감소세였던 국내 신규 일일 확진자도 지난달 27일(3423명) 이후 반등하고 있다. 7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만8511명으로, 일주일 전(9591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3일 연속 1만명대를 넘었다. 3월 하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주간 신규 확진자도 15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주(6월 26일~7월 2일)에는 전주 대비 21% 증가한 5만9844명이었다. 전파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 BA.5 변이가 해외에서 유입돼 빠르게 국내에서 확산하는 것이 증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해외 유입 사례 중 절반은 BA.5 감염자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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