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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0홀드에 첫 세이브까지…정철원 "오늘만큼은 내가 두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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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5년 차에 1군 데뷔…올해 광속구 필승조로 맹활약 중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핵심 불펜 정철원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 우완 강속구 투수 정철원이 7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개인 첫 세이브를 거둔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정철원(23·두산 베어스)이 이틀 사이 '두 자릿수 홀드'를 채우고 '개인 통산 첫 세이브'도 챙겼다.

기록이 쌓이면서 정철원의 자신감은 더 커졌고, 그를 향한 두산의 신뢰도 깊어졌다.

정철원은 7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 4-2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을 앞세워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1탈삼진으로 막아 세이브를 챙겼다.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정철원이 1군 무대에서 거둔 첫 세이브였다.

그는 전날 키움전에서는 4-2로 앞선 8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 2탈삼진으로 막아 시즌 10번째 홀드를 챙겼다.

입단 5년 차에 1군 무대 데뷔에 성공한 정철원은 이렇게 자신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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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정철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태형(55) 두산 감독은 5일과 6일 이틀 연속 등판한 마무리 홍건희(30)에게 7일에는 휴식을 주기로 했다.

김 감독이 꼽은 '임시 마무리'는 정철원이었다.

정철원은 "경기 전에 오늘 세이브 상황이 오면 내가 등판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막중한 임무'라고 생각했다"며 "7, 8회가 아닌 9회에 마운드에 오르니 조금 긴장이 되긴 했다"고 털어놨다.

김태형 감독도 미세한 떨림을 느꼈다.

김 감독은 정철원이 첫 타자 박준태를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네 공 좋다. 가운데로 던져도 타자들이 못 칠 테니, 자신 있게 던지면 된다"고 말했다.

정철원은 "내가 마운드에 있을 때 감독님이 올라오신 건 처음이다.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긴장이 풀렸다"며 "내일이면 다시 홍건희 선배가 마무리 투수로 돌아오지만, '오늘만큼은 내가 마무리'라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떠올렸다.

정철원은 이용규를 유격수 땅볼, 김준완을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김준완에게 던진 결정구가 시속 153㎞의 직구였다.

정철원은 "나는 공 던지는 게 즐겁다. 견제나 수비에도 자신 있다. 긴박한 상황에 올라가도 타자와 주자를 모두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낀다"고 승부사 기질을 드러내며 "오늘도 잠시 긴장은 했지만, 즐겁게 던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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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핵심 불펜 정철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오랫동안 1군 마운드에 서는 걸 꿈꿨다.

정철원은 안산공고를 졸업한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고교 3학년 성적(9승 평균자책점 1.06)을 고려하면 높지 않은 순위였다. 두산에서도 1차 곽빈, 2차 1라운드 박신지 등 동갑내기 친구 2명이 정철원보다 먼저 뽑혔다.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정철원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3㎞였고, 변화구 완성도도 떨어졌다.

정철원은 "고교 성적이 지명 순위로 이어지지 않는다. 곽빈, 박신지의 공이 나보다 좋았다"며 "나는 지명 순위에 실망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입단 동기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동안 정철원은 '현역 입대'를 택했다.

그는 2019시즌이 끝난 뒤 입대했다. "조금 더 경쟁력을 갖춰 군 생활을 하면서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국군체육부대에 도전하는 게 어떤가"라는 조언도 받았지만, 정철원은 현역 입대를 택했다.

그는 "군 생활을 즐겁게 잘했다. 속초에서 포병으로 근무했는데 다행히 간부와 선임들이 배려해주셔서 개인 시간에 훈련할 수 있었다"며 "최우혁(전 LG 트윈스)이 선임이었고, 대학교 야구부 출신의 후임도 있어서 캐치볼 등 함께 훈련할 동료가 같은 부대에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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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정철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1시즌 중에 전역한 정철원은 '2022년 1군 진입'을 목표로 정했다.

계획대로 정철원은 올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38로 활약했다.

정철원을 육성 선수로 묶었던 두산은 정식 선수 등록이 가능한 5월 1일에 정식 선수로 등록하고, 1군에도 올렸다.

단숨에 그는 두산 마운드의 핵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정철원은 7일 현재 2승 2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18로 활약 중이다.

두산 코치진과 선배들은 시속 155㎞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단단한 심장으로 무장한 정철원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정철원은 "이영하 선배에게 슬라이더를 배웠다. 배영수 코치님은 '경기 운영'을 가르쳐주신다. (포수) 박세혁 선배는 내가 흔들릴 때 '상대가 직구를 노려도 직구로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주셨다"고 떠올렸다.

타고난 승부사 기질에 간절함까지 더한 정철원은 무더위에도 마운드에 서는 게 즐겁다.

정철원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했다. 긴장감, 피로도는 전혀 없다"며 "지금 팀 성적이 조금 떨어졌지만, 후반기에 반등할 수 있다. 나는 불펜 승리조로 시즌을 완주하며 우리 팀이 올해도 가을에 야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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