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6차 유행인데… 정부 방심했단 비판도
"개인부담 된 진료비, 다시 정부가 지원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12일 오전 대구 수성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PCR 검사를 받기 위해 검체통을 받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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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 만에 하루 확진자 수가 3만 명을 넘고 위험도가 '낮음'에서 '중간'으로 상향되는 등 코로나19의 6차 대유행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하루 확진자 수가 수십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경고를 쏟아내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 유행 억제 정책을 모두 폐기한 정부로선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의 확산, 휴가철의 이동량 증가,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코로나19 재유행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윤석열 정부의 '과학 방역'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2주간 하루 신규 확진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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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7월 1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중간'으로 평가했다. '낮음' 단계였던 위험도가 높아진 건 5월 중순 이후 8주 만이다. 확진자 수도 8주 만에 3만5,000명을 넘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7,360명으로 5월 11일 이후 가장 많다. 1주일 전인 5일(1만8,136명)의 2.1배다.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3만8,734명이 새로 확진됐다. 전날 하루 나온 확진자보다 1,374명 많은 규모다.
주간 확진자 및 일 평균 확진자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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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5 확산 영향으로 풀이된다. BA.5 검출률은 전주(28.2%)보다 6.8%포인트 뛴 35%였다. 전파 속도가 빠르고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가진 BA.5가 우세종이 되면 6차 대유행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더블링'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오미크론 대유행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5, 6일 확진자는 전주의 1.8배였고, 10~12일 모두 2배 혹은 그 이상이었다. 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는 1.40으로, 오미크론 확진자가 쏟아졌던 3월 2·3주(1.29)보다 높다.
운신 폭 좁아진 방역당국… "검사·격리 더 빠르게 보완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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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파른 상승세에도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카드가 없다는 게 문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폐지됐고, 실외 마스크 착용도 해제됐다. 현재 남은 방역 조치는 실내 마스크 착용과 개인의 자율적 방역뿐이다.
한때 거리두기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여당은 "일상 통제는 안 된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코로나 방역은 문재인 정부와 달라야 한다"며 "재확산으로 인한 거리두기가 강화된다면 많은 국민에게 타격을 줄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선 검사·진단·입원 체계를 보완해 확진자를 최대한 빨리 격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환자 개인 부담으로 돌린 코로나19 관련 외래진료비를 정부가 다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과거 방역 체계로는 돌아갈 수 없기에 검사와 격리가 더 쉽게 이뤄져야 한다"며 "의심 환자들이 병원을 찾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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