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이슈 '코로나19' 6차 대유행

'지구 최강' 맞나? 켄타우로스 3주간 14명 찾아…"쌍봉형 유행 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해외도 인도에만 많아…국내 지역전파는 공항 마중갔던 1건만 확인

전문가들 "현재로선 BA.5 대체할 역량 없어…이대로 소멸 가능성"

뉴스1

인천시민들이 1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앞 광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특정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2022.8.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오미크론의 세부 계통(하위) 변이 BA.2.75(일명 켄타우로스)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지 3주일이 지났지만, 누적 확진자는 14명에 그쳐 당초 우려보다 면역 회피성과 전파력이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표본 추출을 통한 변이 유형 분석인 탓에 숨은 BA.2.75 감염자는 더 많을 수밖에 없긴 해도 생각보다 검출률이 빠르게 높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지표환자(특정 집단에서 첫 번째로 걸린 사람)를 통한 감염·전파 사례는 1건에 불과한 점 등을 들어 현재 우세종인 BA.5의 위력을 압도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BA.5와 BA.2.75가 연달아 유행하는 '쌍봉형 유행'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BA.2.75 변이 누적 확진자 14명 가운데 11명이 해외유입, 3명이 국내 지역발생 사례다. 국내 첫 확진자는 해외에 나간 적 없는 60대 인천 거주민이라 이미 BA.2.75가 지역사회에 퍼졌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이후 BA.2.75가 처음 발견된 인도에서 온 국내 두 번째 확진자를 공항에서 만난 네 번째 확진자가 첫 지역 전파 사례로 조사됐지만 이후에도 지역 전파가 두드러지게 확인되진 않고 있다.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으로 관심받은 BA.2.75는 지난달 14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올 때만 해도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로 떠올라 여름철 재유행을 키울 것으로 전망됐다.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돕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 36개의 변이가 있어 면역 회피력이 높고, 감염 속도도 빠르리란 이유에서다. 지난 5월 인도에서는 한 달 만에 점유율이 51.4%로 높아졌고 현지 확산 속도는 BA.5보다 3.24배 빨랐다.

전 세계 15개국에서 BA.2.75가 나왔지만, 예측과 달리 빨리 퍼지지 않는 모양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우려를 표하며 관찰했으나 현재까지 심각성을 평가할 만한 충분한 표본이 아직 없다고 보고 있다. 인도를 제외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폭증하지 않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초기 데이터를 볼 때 BA.5를 밀어내고 급격히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현재 데이터를 볼 때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유행 곡선이 커지거나 재유행이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은 줄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재유행 규모가 기존 전망처럼 30만명대까지 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방역당국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20만명 수준의 정점이 조기에 형성된 뒤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을 수정했다.

다만 BA.2.75 변이가 지역 사회에 퍼지고 있는데 감지가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선 당국의 신종 변이 분석체계를 감안하더라도 BA.2.75의 전파력과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는 반론이 뒤따른다.

누적 14명은 모두 무증상 또는 경증이며 위중증 환자 없이 7일간 재택 치료를 받는 중이거나 격리 해제된 상태다. 지역전파 사례도 1건에 불과한 데는 BA.5보다 상당히 빠르게 전파됐으리란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당국은 1주일간 1500~1600건 이상의 검체를 무작위로 추출해 변이 분석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간 확진자 수의 2.2% 수준이며 표본의 수가 작다고 지적할 수 있으나 첫 확인 이후 3주일이 지났음에도 누적 14명에 그친 의미를 주목하자는 것이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 전공)는 "적어도 BA.5에 비해 현저히 전파력이 약해, 확산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결론 낼 수 있다. 지역전파 사례도 접촉 9일 뒤에 확진됐는데 그만큼 밀접 접촉을 통한 전파력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첫 감염자가 지역에 얼마나 전파시켰는지 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였을 텐데 이 경우에도 확인되지 않았다면 전파력 자체는 약하다"며 "소멸하는 과정으로 가는 게 아닐까. (지켜봐야 하지만) 성급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도 "BA.5에 걸렸던 사람이 BA.2.75까지 걸린다면 면역 회피력을 가늠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사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면역 회피력과 전파력 모두 BA.5를 압도한다고 볼 수 없다"며 "쌍봉형 유행 가능성도 지극히 낮다"고 전했다.

신 연구위원은 BA.2.75의 영향력이 미미한 만큼 이번 재유행이 이달 정점을 찍고 9월 들어 소강상태에 이를 것이라면서 "(다만) 가을에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아닌 새로운 변이로 큰 규모의 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신종 변이에 대한 감시 강화를 주장했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