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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아우디 전기차 ‘e트론’ 배터리 문제로 ‘주행불가’라는데…. 서비스센터는 “수리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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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입고로 미리사둔 200만원 상당 충전카드 기한만료로 모두 날릴 판

유지비 줄이기 위해 산 전기차 대차는 경유차…월 주유비만 6~70만원 달해

서비스센터는 입고 후 연락조차 없어

세계일보

주행 중 멈춰선 아우디 ‘e트론’.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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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폭스바겐그룹이 판매하는 고가의 차량에서 배터리 결함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제보에 나선 차주는 “구매 후 각종 결함과 부실한 서비스 대응으로 피해를 겪고 있다”며 “수리와 별개로 차를 이용하지 못해 수백만원의 손실도 떠안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지난 2월 피해 차주와 동일한 결함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을 제보받은 바 있는데, 반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차량에서 중대 결함인 배터리 문제가 발생해 수리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에서 수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독일 본사까지 이어지는 더딘 소통 기간 할 수 있는 건 몇달씩 기다리는 것뿐이라고 제보자는 호소했다.

지난 2일 세계일보와 만난 A씨는 지난해 12월26일 아우디 공식 딜러인 한서모터스에서 전기자동차 ‘이트론’(Audi E-tron 55 Quttro 2022)을 인도받았다.

사업상 장거리 운행이 많다는 그는 비싼 유지비를 조금이나마 절약하기 위해 일반 내연기관 대비 적게 드는 전기차를 구매했다고 한다.

A씨는 “운행 초기만 해도 차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데 내연기관 대비 정숙한 주행으로 피로감이 덜했고, 전기차 특유의 가속력 등이 좋았다고 했다. 다시 전기차를 사고 싶다고 주변에 자랑했을 정도다.

내연기관의 약 30%인 충전 등 유지비를 경제적인 장점으로 꼽았던 그가 ‘구매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바꾼 것은 1만5000㎞ 주행 후부터였다고 한다.

지난 3월쯤 ‘아우디 커넥터’(원격 차량 제어 애플리케이션)를 이용할 수 없는 결함을 시작으로 ▲‘핸들 허브 베어링’ 파손으로 인한 하부소음 발생 ▲충전 불량에 따른 주행거리 감소 등으로 한달 반 정도 서비스센터에 입고했다는 전언이다.

지난 5월 말쯤에는 급기야 차가 멈추는 중대 결함이 발생해 다시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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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 멈춰선 아우디 ‘e트론’. 계기판에 각종 오류가 표시돼 있다.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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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받은 아우디 ‘e트론’ 수리 내용 중 일부.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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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차를 넘겨받은 서대구서비스센터 측은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서비스 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한다. 기술력 부족으로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고 A씨는 전했다.

이후 지난달 8일 강원 원주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옮겨져 지금껏 넘겨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A씨의 전언이다.

차에 중대 결함이 발생했지만, 판매사와 서비스센터에서는 “수리 기간이 길게 걸리고, 고친다는 보장도 없다”고만 했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이런 설명을 듣고 입고한 뒤 한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A씨는 주장했다.

그는 “차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추측만 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배터리 셀 문제로 보이지만,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비 절감을 위해 구매한 1억원이 넘는 차량을 이용하지 못해 대차를 받았는데, 주유비가 가장 비싼 경유차를 울며 겨자 먹기로 타고 있다.

A씨는 “‘운행 중 차가 멈춰 사고로 죽을지 모른다’고 강력하게 항의하거나 계속 읍소한 끝에 대차가 나왔다”며 전기차의 약 3배에 달하는 유지비를 추가로 지출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A씨에 따르면 e트론은 월 15만원의 전기충전 비용이 발생하지만, 대차 받은 경유차는 매달 60만원 넘는 주유비가 발생한다.

또 그가 구매한 차량보다 낮은 등급의 차를 임시로 받아 써야 하는 바람에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크다고도 했다.

A씨는 나아가 구매해둔 충전 카드 모두 휴짓조각이 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 카드는 사용 기한(6개월~2년) 이 정해져 있는데, 이 기간 내 차가 수리될지 불투명한 형편이다.

그는 “주위에서 환불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아우디 측이 받아주지 않는다”며 “차를 이용 못 해 생기는 손실과 유지비 등으로 200만원 정도의 손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결함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A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아우디 코리아는 물론이고 차를 판매한 한서모터스도, 수리에 나섰던 서비스센터도 한달여간 어떤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어 A씨는 “더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차량에서 발생한 문제가 방치된 가운데 그 누구도 결함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않는다”며 “출고한 지 1년도 안 된 차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했고 급기야 멈춰 섰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언제 수리가 될지, 수리가 가능할지도 몰라 오롯이 피해는 소비자가 입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사후 수리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차를 판매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확실히 고쳐준다면 차를 계속 타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보장도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차 차량을 계속 타자니 주유비 등이 걱정된다”며 “이런 피해는 어디서 해결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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