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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추락하던 코스피, 날개 달아준 외국인… 반등세 지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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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7월에만 2조 넘게 순매수
같은기간 코스피 200포인트 올라
고유가·고금리 리스크 진정됐지만
경기침체는 변수… 탄력둔화 우려
전문가 "연말까지 종목장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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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직장인 하정호(가명)씨는 오랜만에 주식 앱을 열었다. 매수한 주식이 물리고 지수도 계속 떨어지면서 한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어느덧 코스피지수가 2500를 바라본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다. 하씨는 "최근 일부 종목이 오르면서 계좌를 새로 만들어 투자를 하는 지인들이 하나둘 생겼다"며 "다시 투자를 하고 싶지만 증시가 어떻게 될 지 갈피를 못 잡겠다"고 털어놨다.

추락하던 국내 증시가 최근 한달새 반등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승추세로 이어질 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고유가와 금리 인상 우려가 사라지면서 증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는 글로벌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내내 하락하던 지수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은 게 큰 변수다. 경기 침체까지 겹칠 땐 증시 반등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유가 고금리' 리스크에도 반등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한 달 동안 200포인트 가량 올랐다. 지난달 6일 52주 최저가(2292.01)를 기록했으나 이달 5일 2490.80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6월 23일 52주 최저가(714.38)로 떨어졌다가 지금은 831.64까지 올라섰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돌아오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은 7월 한 달 동안 코스피에서 2조321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3조3987억원을 순매수한 후 최대다.

반등에 성공한 건 국내 증시뿐만이 아니다. 7월 저점 대비 미국 나스닥지수는 13.7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36% 각각 올랐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5%가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억눌렀던 고유가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배럴당 89.01달러를 기록했다. 6월 8일 122.11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새 27.1% 내리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정점 통과) 신호를 감지하면서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이전까지는 고물가, 고강도 긴축 등의 악재와 함께 7월부터 나타나고 있는 강달러가 완화되며 미국과 선진국 증시 중심의 반등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어붙은 투심', 경기침체 변수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얼어붙은 투자심리다. 지난달 말 기준 증시 주변자금은 164조8900억원 수준에 그친다. 같은 달 초(169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4조4000억원이 줄었다. 증시 주변자금은 투자자 예탁금, 환매조건부채권(RP), 위탁매매 미수금, 신용거래융자 잔고 등 투자 기회를 엿보며 증시 주변을 맴도는 자금을 말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공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유동성 감소와 통화 긴축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민간부문의 수요 감소뿐만 아니라 기업의 실적 부진과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3·4분기 기업 실적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32곳 가운데 115곳(49.5%)은 한 달 전에 비해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축소됐다.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이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을 눈에 띄게 받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에 증시 반등이 이뤄져도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되돌림 이후 주식시장의 여건을 살펴보면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물가는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며 "경기민감주는 부진할 수밖에 없고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와 무관하게 이익이 증가할 수 있는 업종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며 "지수보다 종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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