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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르포]무더위 야구팬들의 원성…잠실구장 주차장 닫혔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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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추진 '전기차 경주대회' 공사

7월 18일~8월 22일 주차장 통제

탄천공영주차장 대체, 대중교통 당부

야구팬들 불만…"수술로 거동 어렵다, 어린이와 대중교통? 사실상 어렵다"

핵심요약
서울 잠실야구장 주차장이 약 한 달 간 통제되면서 야구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통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한 전기차 경주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공사 때문입니다. 대체 주차장에서 야구장까지는 도보로 10~15분 거리라 노약자와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팬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서울이 아닌 지역팬들은 대중교통 이용도 사실상 어렵다고 말합니다.
노컷뉴스

잠실야구장 주차장 이용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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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주차장 이용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김정록 기자
"폭염경보라는데 멀리 내려서 걸어가야하니 불편하죠."

"서울 사람이면 몰라도 지역에서 애들 데리고 대중교통은 어려워요."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잠실야구장 주차장이 약 한 달 간 통제되면서 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개최하는 전기차 경주대회를 앞두고, 공사가 시작되며 잠실구장 주차장이 전면 통제됐기 때문이다.

앞서 4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잠실야구장에는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보러 온 야구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가족부터 연인, 친구까지 삼삼오오 모여 각자 응원하는 팀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승엽 선수의 이름이 쓰인 파란색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한 초등학생 팬은 양 손에 야구 글러브와 응원봉을 쥐고 해맑게 웃었다. 서로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피크닉 바구니를 나눠 든 연인 등 익숙한 풍경이 이어졌다.

하지만 잠실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모습이 예년과 다른 점도 있었다. 잠실야구장이 아니라 삼성역 인근 탄천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삼성교를 건너 도로 10~15분 정도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잠실야구장 인근에는 '주차가 불가하오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라는 내용의 현수막 수십 여개가 걸려 있었다.

노컷뉴스

잠실야구장 주차장 이용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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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주차장 이용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김정록 기자
서울시의 '2022 서울 E-프리' 행사가 열리면서 잠실야구장 주차장이 통제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한 E-프리는 전기차 경주대회로 오는 13~14일 2일 동안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다. 이 행사를 위한 트랙 설치 등 공사로 잠실야구장 주차장은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통제된다.

'주차장 통제'에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오래 걷기 어려운 어린 자녀와 동행한 야구팬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탄천공영주차장 인근에서 만난 삼성 라이온즈 팬 30대 A씨는 "최근에 (장기 이식) 수술을 받아서 몸이 좀 힘든 상태"라며 "나처럼 몸이 불편한 노약자는 여기(탄천공영주차장)에서 다리(삼성교)를 건너거나 높은 계단을 오르고 10~15분 정도 걸어야 하니까 좀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년에는) 바로 잠실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몸이 괜찮았을 때는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몸이 불편해서 어쩔 수 없이 자동차로 왔다"고 덧붙였다.

노컷뉴스

잠실야구장 주차장 이용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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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주차장 이용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김정록 기자
가족과 함께 방문해 불편을 겪었다는 야구팬도 나왔다. 가족들을 먼저 잠실경기장에 내려주고 차를 주차하러 혼자 왔다는 것이다.

50대 B씨는 "동생네 가족하고 우리 가족하고 총 7명이 왔다"며 "애들을 먼저 경기장에 하차를 시키고 나만 따로 주차하러 이쪽으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아이들이 어리니까 원래는 야구장 안쪽에 주차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가까운 곳에 주차를 못하고 걸어가야하니 불편함이 좀 있다"고 덧붙였다.

야구장 주차장이 통제된 데에 대해 잠실야구장 측은 되도록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온 야구팬들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불만을 보였다.

경기 용인에서 온 40대 송모씨는 "어린 아들과 함께 용인에서 올라오는데 대중교통으로 오기는 솔직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말은 지역 팬들에게는 말도 안된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체 주차장에 대한 안내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씨는 "딱히 자세히 안내를 받지 못해서 일반 블로그를 찾아서 그걸 보고 왔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잠실야구장 주차장 이용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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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주차장 이용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김정록 기자
경기 평택에 거주하는 40대 임모씨는 "임시 주차장이라고 왔는데 주차를 하고 어느 쪽 길로 가야하는지도 헷갈린다"고 말했다. 임씨는 덥다며 툴툴거리는 어린 자녀를 달래며 잠실 야구장으로 향했다.

최근 이어지는 폭염 때문에 어려움을 더욱 호소하는 야구팬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서울 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야구장을 찾은 한 가족은 "방금 씻고 나왔는데 15분 더 걸어가면 땀에 흠뻑 젖을 것 같다"며 "어린 아이가 몸이 불편해서 자동차를 타고 올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야구장 주차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야구팬들의 불만에 대해 "날씨도 더운데 탄천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은 거리 차이가 있으니 시민들이 불편할 수 있다"며 "다만 외국에서는 인기가 많은 행사인만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진행했다"고 답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은 "서울시 측에 요청해서 통제 기간을 단축하는 등 여러 협조를 얻기도 했다"며 "해당 대회를 기대하는 시민들도 있으니 마냥 반대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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