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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나는 천재가 아니에요" 최정이 말하는 노력과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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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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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최정을 상징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야구 천재'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리드오프로 활약했던 추신수는 물론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어온 코칭스태프, 동료들까지 최정을 '천재'로 칭송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매 시즌 대기록이 쌓여가는 건 덤이다. 지난해 KBO 역대 두 번째 400홈런을 달성한 데 이어 올 시즌에는 최초의 17년 연속 두 자릿 수 홈런, 지난 6일에는 역대 16번째 2000경기 출장의 위업을 달성했다.

2022 시즌 현시점 리그 최고의 3루수도 이견의 여지없이 최정이다. 홈런(15), 타점(63), OPS(0.911)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10개 구단 3루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만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노쇠화, 에이징 커브라는 단어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김원형 SSG 감독 역시 7일 삼성전에 앞서 "2000경기 출장은 KBO 40년 역사에서도 16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부상 없이 15년 이상 풀타임을 뛰어야 가능한데 최정은 단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부분에서 능력이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최정 천재론'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 2월 제주 스프링캠프 기간 최정이 천재라는 데 확신이 생겼다.

현역 시절 2005년부터 2010년까지 SK(SSG의 전신)에서 최정과 선수 생활을 함께할 때만 하더라도 15년의 나이 차 탓인지 많은 대화를 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사령탑과 팀의 핵심 선수로서 격의 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최정의 '천재성'을 확인했다.

김 감독은 "최정은 어릴 때도 야구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많았는데 성격은 뭔가 조금 어리버리한 느낌이 있었다"고 농담을 던진 뒤 "지난 2월 캠프 기간에 베테랑들과 가볍게 술을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내가 조금 어렵게 말을 해도 최정이 다 알아듣더라. 김성현 말처럼 '바보인 척하는 천재'가 맞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웃었다.

또 "프로 초년 시절에는 방망이가 잘 안 맞으면 늦은 시간까지 혼자 남아서 훈련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정말 흠잡을 곳이 없는 선수"라며 "선수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없다. 후배들도 최정을 편하게 생각하고 감독 입장에서 봤을 때 훌륭한 선수라는 걸 자주 느낀다"고 치켜세웠다.

정작 최정 본인은 자신에게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 게 쑥스럽다. "나는 천재가 아닌 노력형이다. 외려 생각이 너무 많아서 안 좋을 때가 있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진짜 천재라면 겪지 않아도 됐을 시행착오가 너무 많았다는 입장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훈련이 꼭 답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도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경기 때 100%를 쏟아붓는다는 생각으로 페이스 조절을 하는 요령이 생겼다.

최정은 "어릴 때는 결과만 생각하다 보니까 체력을 신경 쓰지 않고 수비, 타격 가리지 않고 훈련에만 집착했는데 지금은 부상 없이 건강함을 유지하는 게 첫 번째"라며 "몸을 충분히 풀고 쉴 때는 확실하게 쉬었다가 게임에서 200%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들이 2000경기를 넘어 3000경기까지 뛰어주길 바란다는 말을 전하자 "그럼 최소 5년은 더 뛰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웃은 뒤 "일단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최대한 많이 게임에 나갈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SSG 랜더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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