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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력수요 급증에 LNG 가격도 불안, 한전 적자 눈덩이...전기료 또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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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에 설치된 전광판에 실시간 전력수급 현황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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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생산 원가인 전력도매가격이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최근 폭염으로 전력 사용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비싼 발전기까지 돌려야 하는 데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마저 상승한 때문이다. 전력도매가격이 뛰면서 올 4분기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는 높은 물가 상황 등을 고려한다고 했지만 한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녹록지 못한 상황이다.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8일까지 평균 전력도매가격은 ㎾h당 198.54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에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h당 200원에 육박했다. 전력도매가격은 5월 (140.34원), 6월(129.72원) 두 달 연속 떨어지다가 7월(151.85원)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력도매가격이 급등하면 한국전력이 발전사들에 내는 정산금(전력구입비)도 불어난다. 한전은 석유·석탄·LNG 등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 발전사들로부터 전력을 사들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지난 1분기 7조7869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을 때도 전력구입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7%오르며 경영난에 결정타를 날렸다.

치솟는 전력도매가격…비싼 발전기 총동원


전력도매가격 오름세는 최근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비싼 발전기까지 동원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전력거래소는 전력을 공급할 때 가격이 가장 싼 발전기부터 차례대로 투입한다. 지난달에는 무더위로 전력수요가 평균 8만2007MW(메가와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가용한 발전기를 총동원했다. 그런데도 지난달 7일 공급 예비력은 6726MW까지 떨어지면서 ‘전력수급 비상경보’ 발령 범위에 근접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주를 올 여름 전력수급 운영의 최대 고비로 본다. 무더위가 지속되고 산업 현장에서는 여름 휴가에서 복귀하는 인력이 늘면서 이번 주 최대전력은 9만MW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LNG 가격 급등도 전력도매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했다. LNG는 가장 비싼 전력원으로 전력도매가격을 사실상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5월과 6월에도 한국가스공사의 가스 도매가격(열량단가)은 각각 전월대비 31.5%, 5.7% 하락하며 전력도매가격 하락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7월 들어 17.2% 오른 가스도매가는 8월에는 Gcal(기가칼로리)당 12만7096원으로 지난달보다 39.6%나 올랐다. 전력도매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4월 가스 도매가격이 Gcal당 12만131원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달 전력 도매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자원 무기화 나선 러시아…산업부 “물가 수준 고려해 전기요금 인상 검토”


최근 러시아가 유럽행 LNG 밸브를 잠갔다가 풀었다 하는 ‘자원 무기화’ 역시 부담이다.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최근 장비 점검을 이유로 지난달 11일부터 열흘간 ‘노르드 스트림1’을 통한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끊어버렸다. 21일에는 평소 공급량의 40% 수준으로 재개했지만 27일에는 다시 그 절반 수준인 20%로 줄였다. 이미 LNG 가격은 6월 기준, t당 760.5달러로 전년 대비 65.0% 오른 상태다. 전력도매가격은 LNG 가격과 약 3개월의 시차를 두고 연동하는 만큼 앞으로도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전력도매가격이 계속 오르면 한전 적자 규모는 불어난다. 전력 구매비용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판매가인 전기요금은 그에 비례해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1~5월 전력판매 단가는 ㎾h당 108.2원에 그쳐 현재와 같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한전 적자는 누적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전의 올해 적자가 30조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가 지난 6월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 인상했지만 역부족이라고 평가한 셈이다.

이에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전은 적자 폭을 메우기 위해 한전기술 지분 14.77%를 매각했지만 4000억원 규모에 그쳐 적자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수준을 더 지켜본 다음에 기획재정부 등 관련 물가 당국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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