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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비상선언' 임시완 "연기 10년이라니 부담…외면하고픈 숫자"[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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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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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임시완이 영화 '비상선언'으로 쟁쟁한 선배들과 한 작품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 것에 대해 "엄청난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에 출연한 임시완은 8일 오전 화상 인터뷰를 갖고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임시완은 이번 작품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수상한 승객 진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임시완은 이번 작품에 출연한 것에 대해 "저한테 있어서 굉장히 큰 영광이었다. 어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를 넘어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배우 분들과 함께한다는 게 저에게 엄청난 경험이었다. 배우로서 누구든지 상상해볼 법한 기회이지 않을까. 그런 기회를 제가 갖게 돼서 늘 그게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져있는 꿈 같은 얘기 같기도 하다. 실제로 모든 선배님들과 모든 선배님들과 합을 맞춰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 선배님과 함께할 때는 그 자체도 너무 '내가 연기하다가 어떻게 이런 대단한 분들과 호흡을 맞춰볼 수 있을까' 싶어 생경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호흡을 맞춘 그 날의 기억도 난다. 저에게 너무 좋은 기억이었다"며 "인천공항에서 찍는 신이었다. 선망하는 연예인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TV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나서 대화까지 하는, 제 대사를 하고 선배님 대사를 하는데 서로가 얘기를 하는 느낌이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개봉 전에는 정체가 감춰져 있던 진석은 비행기 내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테러를 벌이는 인물이다. 범행의 동기나 이유 등이 명확하지 않은 미스테리한 캐릭터지만 임시완만의 기괴함을 담은 눈빛과 표정 연기로 섬뜩함한 인상을 더해 호평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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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은 이번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에 대해 "먼저 진석이란 캐릭터는 서사가 없었다. 저는 늘 연기를 할 때 당위성을 찾았다. 그게 없거나 흐릿할수록 연기하기 힘들더라. 흐릿한 어떤 당위성보다는 차라리 없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연성이 백지가 되니까 그걸 제가 마음대로 채울 수 있는 자유로움이 생기는 것 같았다. 이 캐릭터를 누구에게도 알려줄 필요는 없지만 '얘는 이랬기 때문에 그런 그릇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라는 서사를 혼자서 개인적으로 만들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따로 뭔가를 해야겠다고 준비한 건 아니다. 그냥 어떤 감정이 수반돼서 표출이 된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감정들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다. 제가 생각하기에 돌아있는 사람, 정상이 아닌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서 '난 정상이지 않은 사람을 표현할거야'라고 접근하는 순간 모순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건 정상적인 사람의 범주의 사고방식이다.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서 정상적인 사람이 어떤 당위성을 가지고 이 큰 일을 벌였을 것인가를 시작했던 것 같다"며 "어떤 숭고한, 본인 딴에는 실험 정신이 있었을 것이다.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진행이 매끄럽게 돼 갈때 쾌감. 상대방이 보는 입장에서 너무 비정상적이고 서늘한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로서 자신의 강점에 대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다기보다 일반적으로 배우나 연예인이라는 이미지 속에 정확하게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체구가 굉장히 작은 편이고, 개인적인 컴플렉스인데 운동을 안하면 살이 더 빠진다. 운동을 해야 그나마 살이 붙는다. 체구가 작은게 제 컴플렉스인데 컴플렉스라 하면 평범의 범주를 넘는 것이다. 오히려 그걸 반대 캐릭터로 조합을 시키면 이질적인 생경함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감독님들이 역으로 이용을 잘 해주셔서 의외성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의외성들이 저한테 잘 작용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답변했다.

또한 이번 작품으로 두 번째 칸 영화제를 방문했던 것에 대해서는 "제가 칸에 처음 갔을 때 그 문화가 저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저를 바라보는 낯선 표정들도 기억이 난다. 제가 찍은 영화, 제 연기를 보고나서 기립박수를 쳐주면서 어떤 '너 되게 잘했다'는 칭찬의 눈빛으로 바뀌는 걸 보면서 그런 경험이 저에게 잊을 수 없는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게 바로 내가 연기를 하는 목표가 될 수도 있겠다. 나는 이게 목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간 영화제를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 때도 눈에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모든 걸 다 담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갔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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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연기를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것에 대해 임시완은 "저는 10년이란 숫자가 굉장히 큰 부담이다. 10년을 생각해봤을 때 한 것에 비해 되게 시간이 빠르다. 아직도 해야될 것이 너무나 많고, 아직까지도 모르는 게 너무 많고. 시간을 생각해 봤을때 과연 내가 누군가한테 10년이라고 생각하면 되게 길게 느껴질 수 있다. 내가 진짜 전문가라서 누군가에게 '이건 이래서 이렇게 하는거다' 말할 수 있냐 하면 정말 기본이 없다. 연기가 무엇인지 스스로 답을 내리지도 못한 상태다. 저는 개인적으로 년도 수를 따지고 싶진 않다. 외면하고 싶다. 제가 10년이나 했다는 것을. 획득한 스킬에 비해 시간이 너무 길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더불어 "여전히 저는 꾸준히 연기를 했으면 좋겠고, 좀 더 큰 생각을 가지게 된 건 이 연기를 함에 있어서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을 다시금 느끼는 요즘이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어디가도 손색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에서 하는 연기들이 세계에 견줘도 어디가서 못나지 않다는 확신이 든다. 한국 뿐만이 아니라 그 어느 나라에서 봤으 때, 그 불특정 다수가 봤을 때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부분에 욕심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임시완은 "연기적으로 정점에 볼 수 있는 대단한 분들과 작품을 하면서 개봉을 하면서도 노심초사 했다. '과연 내가 이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고 연기를 꼭 연기같이 한 건 아닌가'라고 걱정을 했다. 그 걱정에 비해 많은 분들께서 연기에 대해서 괜찮게 생각해주시는 것에 대해 대단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누누히 말씀드리고 싶지만 작품에서 악역은 작품일 뿐 절대로 실제 캐릭 저의 성격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는 점을 꼭 한번 더 상기시켜드리고 싶다"고 농담을 덧붙이며 웃음 지었다.

'비상선언'은 지난 3일 개봉 후 극장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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