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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구연상 숙대 교수 “제가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피해자… 국민대가 도둑질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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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

“선행적 이론 100% 표절한 김건희, 논문 아예 안 쓴 것”

“제 연구 인용 때마다 ‘김명신’으로 소개...업적 박탈당해”

세계일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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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사진)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률 43%이지만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한 데 대해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제가 표절 당한 논문 당사자”라며 “국민대가 도둑질을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구 교수는 8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잇따라 출연, 해당 논문을 심사한 국민대 교수들이 학자의 양심을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구 교수는 김 여사가 2007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쓴 박사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가 자신이 2002년 발표한 논문 ‘디지털 콘텐츠와 사이버 문화’를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대는 지난 1일 김 씨의 논문 4편에 대한 부정 의혹 재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논문이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구 교수는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직접 김 여사 논문과 자신의 논문을 비교했다”며 “2장 1절 부분은 100% 똑같다”고 밝혔다. ‘2장 1절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분량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논문 분량으로는 3쪽 정도 되고,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 첫 부분”이라며 “완벽한 표절”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대가 해당 논문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선 “완전히 잘못된 판정”이라며 “(김 여사의) 논문은 인용부호, 각주, 참고 문헌도 없이 몰래 따왔기 때문에 100% 표절이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연구윤리 위반행위가 아니라고 판정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국민대는 김 여사의 논문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에서) 일부 타인의 연구내용 또는 저작물의 출처표시를 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면서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날 정도의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구 교수는 “논문은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고 모든 부분이 증명돼야 하는 글쓰기”라며 “(김 여사는) 논문의 증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행적 이론을 100% 표절한 것은 아예 논문을 쓰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 교수는 국민대의 판단을 제도 폭행이라고 규정하며 “앞으로 김 여사의 논문을 다른 사람이 인용할 때 ‘김명신’(김 여사의 개명 전 이름)으로 인용할 텐데 그럼 저의 모든 학문적인 업적은 박탈당하게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학위 논문은 아주 엄격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져 기간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김 여사의) 논문 과정의 모든 것을 주관하는 지도교수가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했으면 100% 표절이 이루어지는 것도 밝혀내지 못했겠나, 요즘 논문으로 돈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것이 의심될 수 있다”고도 했다. ‘대필 의혹을 말하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구 교수는 “대필까지는 알 수 없지만 지도교수들 사이에서 김 씨의 박사 논문을 봐주겠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지 않았을까”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박사 논문이 이렇게 허술하게 작성될 리 없다는 것이 제 추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논문을 심사한 교수들이 학자의 양심을 저버렸다”며 “김명신의 논문보다 못하지 않은 논문들이 탈락하고 있는데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위 논문은 더 엄격해야 한다”며 “그것이 특수대학원일지라도 학위논문으로 나가는 한, 심사에서 부정이 있어서는 안 되고 또 엄격하게 학문적 절차를 밟아서 해야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국민대 교수들 역시 김 여사의 논문을 문제없다고 판단한 국민대를 비판했다.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국민대의 이번 발표는 김건희 씨 논문에 대한 일반 교수들의 학문적 견해와 국민의 일반적 상식에 크게 벗어난다”며 “70여 년간 국민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던 교수들의 노력과 희생에 먹칠했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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