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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기업 뛰어들고 IPO 흥행…‘폐배터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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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수명을 다한 폐배터리를 재사용·재활용하는 사업도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는다.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거듭하면 성능이 점차 떨어진다. 성능이 초기 대비 70~80% 이하로 떨어지면 폐배터리로 분류된다.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은 이렇게 성능이 저하된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설치하는 등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거나 배터리에서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환경을 보호할 수 있고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꼽힌다. SNE리서치와 삼정KPMG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5년 7억9400만달러에서 2040년 573억9500만달러로 성장하며 연평균 성장률 3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외 기업이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폐배터리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자연스럽게 관련 종목에 투자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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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수명을 다한 폐배터리를 재사용·재활용하는 사업도 각광받는다. 현대차,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 성일하이텍 등 관련 사업을 보유한 종목으로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성일하이텍 코스닥 상장 기념식. (한국거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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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中 화유코발트와 손잡아

▷현대차, 포스코도 속도 낸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 중에는 현대차와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이 돋보인다.

현대차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용으로 재사용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전 세계 폐차장과 딜러사 등으로부터 폐배터리를 회수, 운반하기 위한 네트워크와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 ‘포스코HY클린메탈’을 만들었다. 합작법인은 양극재에 들어가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을 배터리에서 추출해 다시 양극재 소재로 공급하는 리사이클링 사업을 담당한다. 전남 광양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올해 11월 준공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7월 말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합작법인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과 수거된 폐배터리 등에서 양극재 주원료로 사용되는 니켈과 코발트, 리튬을 추출한다. 추출한 메탈은 중국 난징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생산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에는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 라이-사이클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LG화학과 함께 600억원을 투자해 라이-사이클 지분을 2.6% 확보했고 2023년부터 10년간 니켈 2만t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에코프로씨엔지와 손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 청주 오창과 폴란드 공장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에코프로씨엔지에 공급하면 에코프로씨엔지가 코발트, 니켈, 망간 등 금속을 추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 피엠그로우에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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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IPO 시장에 열기 불어넣어

▷성일하이텍 수요예측 역대 최고 경쟁률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 중에는 코스모화학, 아이에스동서, 하나기술 등이 주요 종목으로 언급된다.

코스모화학은 플라스틱, 고무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이산화티타늄과 2차전지 양극재 원료인 황산코발트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8월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 구축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어 올해 6월에는 폐배터리에서 탄산리튬을 추출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를 만드는 데 159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윤창배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23년 말 시설 구축이 끝나면 연간 니켈 4000t, 코발트 2000t, 리튬 1000t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2500억원의 매출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도 돋보인다. 올해 초 1만4000~1만6000원대에서 8월 초 1만7000~1만8000원대까지 뛰었다.

건설, 콘크리트 등의 사업부를 보유한 아이에스동서는 캐나다 2차전지 재활용 업체 리시온에 투자했다.

하나기술은 재활용 배터리 검사장비 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안주원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기술은 한국환경공단 관할 센터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으며 신규 고객사 확보 가능성도 크다. 올해 폐배터리 관련 사업 연간 매출액은 8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 국내에 아직 경쟁사가 없어 영업이익률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가 갈수록 매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IPO 시장에서도 폐배터리는 중요한 테마다. 올 들어 주식 시장이 부진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폐배터리 기업 성일하이텍과 새빗켐은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성일하이텍은 2000년 설립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이다. 전기차, 휴대폰, 노트북, 에너지저장장치, 전동공구 등에 포함된 2차전지로부터 유가금속을 추출한다.

성일하이텍은 7월 11~12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269.71 대 1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참여한 투자자 중 97.4%가 공모가 상단(4만7500원) 이상의 가격을 써냈고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을 넘어선 5만원으로 확정됐다. 이후 7월 18~19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는 경쟁률 1207 대 1을 기록하며 청약 증거금 약 20조원을 모았다. 7월 28일 코스닥에서 거래가 시작됐는데,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99.8% 높은 9만9900원에 형성됐다. 상장 첫날에는 시초가 대비 낮은 8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8월 3일 종가 기준 9만1200원까지 주가가 회복됐다. 공모가 대비 82.4% 높다.

새빗켐은 2차전지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불량 양극활물질을 수거해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혼합액 형태로 만든 뒤 판매한다. 유가금속 회수율이 95%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강점을 갖췄다. LG화학과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가 만든 합작법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에 2024년부터 10년 동안 전구체 복합액(양극재 중간원료)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도 돋보인다.

새빗켐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1670.9 대 1,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 경쟁률 1724.96 대 1을 기록했다. 8월 4일 코스닥 입성 직후에는 잠깐이나마 ‘따상(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 기록)’에 성공했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1호 (2022.08.10~2022.08.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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