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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산' 표기 마시고요"…아이폰14 출시 앞둔 애플의 中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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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대만 협력업체에 '중국산' 표기 요청…통관·선적 보복으로 생산 차질 우려한 조처인 듯]

머니투데이

미국 뉴욕의 한 애플 매장/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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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대만 협력 업체들에 대만산 부품을 중국산으로 표기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서자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8일 일본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5일 대만 협력업체들에 대만산 부품들을 '대만, 중국(Taiwan, China)'이나 '중국의 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표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임을 나타내는 표현들이다.

중국 세관당국은 현재 수입신고서와 포장재, 관련 문서에 대만을 독립 국가로 표현하는 '대만산(Made in Taiwan)'이라는 문구를 사용을 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식통은 닛케이아시아에 "원산지를 대만으로 표기하면 중국 세관이 선적을 보류하고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규칙 위반이 확인되면 최대 4000위안(약 77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최악의 경우엔 선적이 거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다음 달 아이폰14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중국의 눈치를 보며 몸을 낮추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분석했다. 애플은 대만에서 아이폰용 부품을 중국으로 보내 중국에서 조립하는데, '대만산'이라는 문구가 붙을 경우 선적 자체가 거부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가디언은 "애플은 중국의 요구에 응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봤다.

중국은 대만산 수입품에 대한 규정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원산지가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ROC)'으로 표기된 제품은 중국 본토 시장에 진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어 대만이 공식 명칭으로 ROC를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관련 규정을 발표했지만 그간 엄격히 시행하지 않았다.

애플의 원산지 표기 수정 요청은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 페가트론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 직후 나왔다. 펠로시 의장이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했을 때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페가트론의 고위 임원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주최한 관련 오찬에 참석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다음날 페가트론의 중국 쑤저우 공장 점검에 나섰고 출하되는 선적에 대해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은 오랜 기간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여겨왔으며 펠로시 의장과 같은 미국 고위 관리들의 공식 방문을 강력히 반대해왔다"며 "펠로시 의장이 이번 방문으로 중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졌고, 이에 애플도 협력업체에 중국의 관세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긴장감이 계속 높아지면서 애플은 생산지 다변화에 나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을 처음으로 인도와 중국에서 동시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애플은 인도, 브라질에서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아이폰 신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해왔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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