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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5% 넘을까…24년 만에 최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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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 연간으로는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4.9% 상승했다. 연초부터 해당 시점까지의 물가지수 평균을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전년 누계비’ 통계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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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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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누계비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4%를 돌파한 후 계속 상승해 7월 5% 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6월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7%로 전망했는데 이 예상은 이미 빗나갔다. 1~7월 누적 물가 상승률만 따져도 4.9%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7.5% 이후 가장 높다. 24년 전 IMF 환란 때에 버금가는 고물가 위기에 소비자들이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물가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국제유가와 국제곡물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전반적인 물가 흐름을 뒤집을 정도는 못 된다. 한 번 오른 물가가 쉽사리 내리지 않는 관성 때문이다. 물가 난이 극심했던 1998년에도 8~9% 선(월별 물가 상승률, 전년 대비)을 넘나드는 초고물가 현상이 5개월 연이어 나타났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에 비해선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거나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된 상태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의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본격적인 물가 상승률의 하락은 원자재 가격의 하락뿐만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전반의 가격 안정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예고한 물가 정점도 아직 오지 않았다. 이들은 오는 9~10월에 물가가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극적으로 연말 물가 상승률이 1~2%대로 고꾸라지지 않는 연간 5%대 물가 상승률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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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전문가 진단도 비슷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월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경제 전망 전문가 16명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1%(중간값 기준)로 예상했다. 석 달 전인 4월 조사 때(3.9%)와 견줘 전망치가 크게 뛰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와 곡물 가격 등 공급 측면의 물가는 빠르게 진정세로 가고 있지만 수요 측 물가 압력은 여전히 강하다”며 “무엇보다 기대인플레이션(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쪽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도 물가 대응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여느 때보다 추석이 빠르고 고물가 등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맞는 명절인 만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비상 상황인 만큼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추석 민생 대책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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