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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관광 온 외국인 58명이 사라졌다…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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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제주국제공항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제주를 찾은 태국 단체관광객 일부의 행방이 묘연하다.

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입국이 허가돼 제주 패키지여행에 나선 태국인 280명 중 55명이 2박3일 관광 일정에 빠졌다. 이들은 제주-방콕 직항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들어왔지만, 입국심사를 통과한 이후 행방이 묘연해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이탈자 검거반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 방콕에서 제주로 들어온 태국인은 총 697명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417명은 '입국 목적 불분명'의 사유를 받아 입국이 불허돼 본국으로 송환됐다. 입국을 거부당한 태국인 대부분은 국내에서 불법 취업을 시도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 외국인의 제주 입국 불허…코로나19 전보다 많아


최근 외국인의 국내 입국이 불허되는 상황이 다수 일어나고 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6일에도 전세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한 태국인 115명 중 89명을 입국 재심사 대상자로 분류해 이 중 74명을 최종적으로 입국 불허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한번에 입국이 불허된 경우는 흔치 않았다. 게다가 많은 불허에도 불구하고 제주로 들어와 소재가 불분명한 외국인이 다수다.

지난달 3일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태국인 166명 중 36명이 단체관광에서 이탈한 뒤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2일 무사증을 통해 제주로 온 몽골 단체관광객 156명 중 25명 역시 잠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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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을 맞는 제주국제공항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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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외국인 미등록 체류와 불법취업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중단됐던 무비자 입국이 2년여 만에 재개되고 태국, 싱가포르, 몽골 등을 잇는 제주 국제선이 잇따라 열리면서 외국인 여행객 만큼이나 불법취업도 늘어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앞서 잠적한 몽골 관광객 중 2명은 제주 소재 청소용역업체에서 일하다 적발됐으며, 또 다른 1명은 입국 다음날 제주항여객터미널에서 제주~목포 여객선을 이용해 제주를 빠져나가려다 심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은 제주 내 소규모 유통업체와 음식점에 불법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 고개 드는 전자여행허가 제도…제주시는 고민


이에 법무부는 이달 초 제주도를 전자여행허가 제도 적용지역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자여행허가 제도는 미국, 태국 등 우리나라에 무비자로 입국한 뒤 90일 동안 체류할 수 있는 112개 국가 국민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출발 전 여행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9월 도입됐는데, 제주는 국제관광도시란 특성 탓에 제도 적용지역에서 빠졌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제주로 단체여행을 온 태국인 여행객 상당수가 앞서 전자여행허가 불허 결정을 받았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등 다른 국내 공항으로의 입국이 차단되자 제주로 우회 입국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나흘 동안 입국이 불허된 태국인 417명 중 52%에 해당하는 367명이 전자여행허가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이력이 있었다. 지난 6일 태국에서 들어온 115명 중 54명도 국내 전자여행허가 불허 이력자들로 조회됐다.

전자여행허가 제도가 제주도에 도입되면 불법 체류 등을 목적으로 한 외국인의 국내행 항공기 탑승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결격 사유가 없을 시 신청 후 30분 이내 자동으로 허가되고 입국 절차도 간편해 일반 관광객에 미치는 불편도 크지 않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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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 지나는 여행객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다만 제주도가 전자여행허가 제도 도입을 우려해 법무부에 정책 추진 유보를 요청한 상황이다. 외국인 여행수요가 경직될 수 있는 탓이다. 전자여행허가 제도가 적용되면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전 심사가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무사증 제도의 실익이 사라질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제주도는 법무부는 물론 제주도내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전담팀을 구성해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제도 시행을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제주도는 지난 6월 1일 무사증 재개 이후 제주도에 입도한 외국인 일부가 잠적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고 입국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전담 출입국 심사직원 외 추가 인력을 투입해 사전승객분석반을 운영 중이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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