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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때린 물폭탄…한밤 귀갓길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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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강남 한복판 물에 잠긴 광역버스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인근 도로가 침수돼 있다. 광역버스 등 차량들이 물에 잠겨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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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대 시간당 100㎜ 폭우
도로·지하철 침수에 곳곳 통제
도림천 범람, 주민에 대피 공지도

인천·경기 북부·강원 영서 큰 피해
당국, 호우 대응 비상 2단계로 격상

8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침수와 정전, 누수 등 사고와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에선 퇴근 시간대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남역과 양재역 일대 도로와 차도가 물에 잠겼다. 특히 도림천이 범람하면서 대피공지가 내려지고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밤사이 지역별로 게릴라 폭우가 이어져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서울 각 자치구와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폭우로 강남역 일대 도로와 차도가 하수 역류 현상으로 물에 잠겼다. 양재역 일대에도 물이 차올랐다.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과 오류역, 7호선 보라매역과 신대방삼거리역 등이 침수되면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동작구 사당로, 강남 테헤란로 등 주요 도로에선 침수로 고장 난 차량이 멈춰서기도 했다.

오후 9시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내 매장이 침수됐고, 삼성동 코엑스 내 도서관과 카페에선 누수가 발생했다. 앞서 오후 3시24분쯤 종로구 사직동 한 주택가에서는 축대가 무너져 3가구 5명이 대피했다.

낮 12시13분쯤 양천구 신정동의 한 아파트에선 낙뢰로 인한 정전이 발생했다. 도림천이 범람해 관악구가 오후 9시26분쯤 주민들에게 대피 공지를 내렸고, 오후 9시를 기해 산사태 경보도 발령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서울·경기·인천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오후 9시30분을 기해 호우 대응 단계를 비상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고,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누적 강수량이 288㎜(오후 9시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중호우로 경기, 인천 지역에서도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경인국철 1호선 인천 주안역 인근 선로가 침수되면서 지하철 운행이 20분가량 지연됐다. 코레일은 오후 1시19분쯤 빗물이 빠지자 다시 전동차 운행을 재개했다.

서울 동부간선도로 통제…소양강 방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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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차량 중부지방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8일 오후 경기 파주시 주택가에서 차량이 물에 잠겨 있다. 수도권과 강원 등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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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빗속 노동자 감전사…서울시, 대중교통 비상대책 내놔

앞서 낮 12시40분부터 경인고속도로 종점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교통이 통제됐다. 또 12시30분부터 인천 계양구 작전동의 한 도로가 통제됐다. 경기 부천에서는 병원 건물의 지하 1∼2층이 침수됐다. 전기 공급이 끊겨 환자와 의료진 340여명이 불편을 겪었다.

빗속에서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쯤 경기 시흥 신천동의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에서 철근 절단 작업을 하던 노동자 A씨가 감전됐다. A씨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 당시 A씨는 비가 내리는 1층 야외에서 절단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많은 비가 내리며 불어난 강물로 일부 지역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한탄강 영평교 지점에는 오후 2시를 기해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에서는 대곡교, 오금교, 중랑교 등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날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 특히 많은 비가 쏟아졌는데 오후 7시 기준 강수량이 경기 연천 183㎜, 포천 172㎜, 양주 160.5㎜ 등에 달했다. 강원도에서도 영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80~14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 침수 등 피해가 이어졌다. 산사태 우려도 커져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경기 연천·철원에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졌다.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서울에선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이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전면 통제됐다. 북한산·설악산 등 국립공원 4곳의 134개 탐방로에 대한 통행도 금지됐다. 여객선의 경우 백령~인천, 인천~연평 등 19개 항로의 운항이 중단됐다. 둔치 주차장 8곳과 하천변 28곳, 도로 5곳, 지하차도 2곳 등도 통제됐다.

환경부는 폭우에 대비하기 위해 북한강 상류의 최대 댐인 소양강댐 수문을 9일 정오 이후 열어 방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소양강댐 수위(만수위 193.5m)는 181.5m를 기록했다. 소양강댐이 이번에 수문을 개방할 경우 2020년 8월5일 이후 2년 만이다.

이날 춘천댐과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 화천댐 등은 수문을 열고 수위를 조절했다. 소양강댐에 이어 총저수량이 두번째로 큰 충주댐도 이날 오후 6시부터 수문을 2년 만에 열고 물을 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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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된 이수역 8일 저녁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이 침수돼 시민들이 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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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증편하는 비상수송대책을 내놨다. 이날 오후 퇴근 시간을 시작으로 호우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출퇴근 집중 시간대에 대중교통 운행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집중배차 시간은 출근 시간대 오전 9시30분까지, 퇴근 시간대 오후 8시30분까지 30분씩 연장한다. 지하철은 1~9호선과 우이신설선, 신림선에 대해 막차를 30분씩 연장해 운영한다.

이번 비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이 충돌하며 생기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았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당분간 중부지방과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에 100~2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올 가능성도 있다. 충청권 등 중부 지역에도 30~80㎜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 인근 강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질 수도 있다. 통일부는 “북한 지역에도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9일에도 북한 지역에 많은 비가 예보돼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황강댐 방류에 영향을 받는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의 수위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1.24m였으나 오후 7시30분에는 5.2m로 상승했다.

김원진·박준철·최승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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