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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르포] 전철 운행 중단에 도로 침수까지…'귀갓길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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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부족에 대체 교통 수단 부재로 시민 불만 커

[아이뉴스24 배태호 기자] 8일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서 큰비가 내리면서 철로가 물에 잠겨 전철 운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발이 묶인 승객들은 귀갓길 큰 불편을 겪었고, 코레일 측의 대응 미흡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 전철 운행 중단과 도로 침수로 일부 승객들은 귀가를 포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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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부터 내린 폭우로 수도권 지하철 곳곳에서 침수로 인한 열차 운행 중단으로 광명역에서 영등포역 방면으로 향하는 전철에 타고 있던 탑승객들이 내려 역사 밖으로 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승객 일부는 열차 운행 지연에 대한 안내와 대체 교통수단 마련 부족에 대한 불만으로 코레일 직원들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사진=배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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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역에서 영등포행 전철을 타고 서울 금천구 집으로 향했던 김모 씨는 원래 출발 예정 시각을 10여 분 앞두고 전철에 탑승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저녁 8시 51분 출발 예정이었던 열차는 9시를 훌쩍 넘어서도 출발할 줄 몰랐다.

원래 출발 시각보다 50분 가까이 지난 9시40분. 역사 밖에서 "폭우로 인한 철로 침수로 열차 운행이 어렵다"며 승객들에게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귀가"할 것을 안내하는 방송이 나오고서야 김 씨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씨와 마찬가지로 전철에 탔던 승객 100여 명이 저마다 집에 전화하며 역사를 빠져나갔다.

김 씨는 "얼마 전에도 광명역에서 폭우로 물이 넘쳐 승강기가 멈췄다는 뉴스를 봤는데, 이번에는 열차 운행이 안 된다니 어이가 없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함께 김 씨는 "열차 운행이 어려울 것 같으면 정확하게 안내를 해줘야 하는데 처음에는 지연됐다고 하다가 나중에서야 운행이 안 된다고 안내를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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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철로가 침수되면서 운행이 중단된 독산역 [사진=배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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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내린 많은 비로 수도권 곳곳이 침수되면서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과 영등포역 철로에 물이 넘쳐 수도권 전철을 이용하는 승객이 발목을 붙잡혔다.

여기에 KTX 등 열차 역시 철로 침수로 상행선과 하행선 모두 운행이 지연됐다.

이날 저녁 동대구로 가기 위해 인천에서 광명역을 찾은 30대 남성 심모 씨는 광명역에 도착해서야 2시간 넘게 열차가 지연될 것이라는 안내를 보고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심 씨는 "열차를 타는 이유가 정확한 시간에 오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인데, 폭우로 인해 철로가 침수돼 운행이 안 된다는게 어이가 없다"라며 말했다.

특히 심 씨는 "예매한 승객에게 안내 문자라도 보냈으면 여기까지 와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코레일 측의 미흡한 대응에 목소리를 높였다.

전철 운행 중단으로 택시로 인천에서 광명역까지 왔던 심 씨는 다시 택시를 타고 인천으로 향했다.

광명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던 이모 씨 역시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집안일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야 했던 이 씨는 "오늘 밤에 꼭 가야 한다"라고 말하면서도 "안내도 제대로 안 하고, 지연인지 운행이 안 되는지도 알려주지 않으니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열차 운행 중단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큰비로 철로에 있던 토사물이 배수구를 막아 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침수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열차 이용에 불편을 드려 승객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시민 다수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임은 이해하면서도 안내 부족과 함께 대체 교통수단 마련 미흡에 대해서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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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 소하2단지 인근 도로에서 침수로 인해 엔진이 멈춘 차를 운전자들이 옮기려 하고 있다. [사진=배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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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도림역 인근에 사는 40대 여성 최모 씨는 "전철을 타면 15분 정도면 갈 수 있는데, 버스는 물론 택시도 안 와서 1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가끔 뉴스를 보면 전철이나 지하철이 멈추면 대체 버스를 운행하기도 하던데 오늘은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전철 대신 한참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한 시민들 역시 큰 불편을 겪었다.

광명에서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가기 위해 전철을 기다렸다가 운행 중단으로 버스를 탄 20대 여성 이모 씨는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가 오갈 수 없어 원래 가는 길이 아닌 우회에서 버스가 가느라 시간이 한참 더 걸렸다"라며 퇴근길 불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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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침수되면서 운행 중이던 버스 출입구까지 물이 차오르기도 했다. [사진=배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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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광명시 소하2단지 인근 안양천 도로에서는 버스 출입구까지 들어올 정도로 물이 차면서 일부 승객들이 버스에서 내리려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몇몇 시민들은 귀갓길을 포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도 부천시가 집인 30대 직장인 진모 씨는 "지방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광명역 근처 모텔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일찍 집에 갔다가 회사로 출근해야 할 것 같다"며 스마트폰으로 주변 모텔을 검색했다.

/배태호 기자(b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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