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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팩트체크] '우영우' 작가가 졸업한 하자센터, 박원순이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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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에피소드 방영 이후 박원순과 관련됐다는 의혹 확산

하자센터는 서울시가 1999년 설립…2011년 시장 취임한 박원순은 무관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유경민 인턴기자 =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12회 에피소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관련됐다는 의혹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한 유튜버는 100만 명이 구독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드라마의 작가가 대안학교 '하자센터'의 졸업생이라는 게 밝혀졌다"며 "하자센터는 박원순 전 시장이 설립한 단체"라며 관련설을 제기했다.

또 온라인에는 12회 에피소드의 소재가 된 소송사건이 박원순 전 시장이 공동변호인단으로 참여했던 소송을 연상시킨다는 글과 함께 드라마에 나오는 일부 장면도 박 전 시장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주장 중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은 차치하고 객관적인 자료로 체크할 수 있는 의혹들을 따져봤다.

우선 박원순 전 시장이 하자센터를 설립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하자센터는 1999년 12월 서울시가 설립한 청소년직업체험센터로, 영등포구 남부근로청소년회관에서 문화와 놀이를 결합한 신개념 청소년 공간으로 출범했다. 당시 서울시 공모사업에 연세대 청년문화센터가 10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돼 서울시와 공동 운영을 맡았다.

당시 서울시장은 고건 전 국무총리였다. 박원순 전 시장은 이로부터 12년 뒤인 2011년 10월 서울시장에 취임했다.

설립자는 아니더라도 박 전 시장이 하자센터 설립에 관여했는지를 확인해봤지만 이 또한 근거가 없다.

하자센터 설립에 참여한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와 서동진 계원예술대 교수, 양선영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가 2002년에 공동으로 쓴 책 '왜 지금 청소년?'에는 연세대 청년문화센터가 하자센터를 운영하게 되는 과정이 자세히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IMF 금융위기 후인 1998년 11월 청년 실업 문제와 입시 교육으로 인한 청소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문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진 연세대 학생들과 문화 비평가, 학내 활동가 등이 문화 공간을 만들기로 했고, 연세대가 이에 공감해 부설기관인 청년문화센터를 만들었다. 연세대 청년문화센터는 1999년 5월 '서울시 청소년 회관 위탁 운영 공모제'에 하자센터 운영 제안서를 내고 위탁 운영 주체로 선정됐다.

'왜 지금 청소년?'에는 안이영노, 엄기호, 현지영, 정현주, 최수정 등 당시 하자센터 설립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언급되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이름은 없다.

연세대 조한혜정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시장은 하자센터의 설립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서울시 체육청소년과에서 하자센터 설립 업무를 맡았던 담당자도 박 전 시장이 하자센터 설립과 무관하다고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시장이 설립한 아름다운 재단이 2010년과 2011년 하자센터와 협력해 추진한 저소득층 청소년 지원 사업 '연금술사 프로젝트'를 이유로 두 단체의 연관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아름다운 재단 측은 "한 기업인이 취약계층 청소년의 진로 교육을 지원하고 싶다며 기부해서 진행한 사업"이라며 "위원회가 여러 단체를 대상으로 실사 평가를 진행해 하자센터를 협력기관으로 선정했고, 이 외에는 하자센터와 함께 진행한 사업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자센터를 이끄는 황윤옥 센터장도 "기부자가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기부한 것일 뿐, 아름다운 재단으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황 센터장은 이어 "하자센터는 박 전 시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런 논란으로 인해 하자센터의 졸업생이 불필요한 사회적 공격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대본을 쓴 작가가 하자센터 졸업생이라는 주장은 사실이다.

문지원 작가는 2003년 1월 하자센터를 1기로 졸업했다.

온라인에서 제기되는 박원순 관련 의혹에 대해 '우영우' 제작진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12회 에피소드 역시 다른 회차와 동일하게 사건집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특정 인물과 무관하다"며 억측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sungje@yna.co.kr

swpress14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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