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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DBR]“디지털 전문가, 내부서 육성”… 기업 ‘리스킬링’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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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적 디지털 체질 변화 수요에 기업교육 매출액 2년새 6.5배 늘어

업스킬링-리스킬링으로 재배치

현대모비스, 사내 AI 전문가 양성…두달반 머신러닝 등 강의-실습

오프라인 영업 직원 디지털 재교육…디지털 마케팅-고객경험 설계 투입

직원 재교육 시장도 콘텐츠 다양화…초급~고급 맞춤형 큐레이션 제공

동아일보

국내 기업들이 불확실한 비즈니스 환경을 이겨내기 위한 전략으로 디지털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수요가 높아져 외부에서 영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IT 분야 전문가를 내부에서 키우거나, 중요도가 낮아지는 직군에서 일하던 직원을 수요가 높은 직무로 재배치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패스트캠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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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전사적인 디지털 체질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리스킬링(Reskilling·재교육)’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리스킬링은 디지털 시대, 중요도가 낮아지는 직군에서 일하던 직원을 수요가 높은 직무로 재배치하면서 핵심 인재로 양성시키기 위해 시행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불확실한 비즈니스 환경을 이겨내고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좌우할 것으로 여겨지는 전략이다. 따라서 기업들도 조직 내 관련 예산을 집중시키는 모양새다. 직장인 종합 실무 교육 서비스 기업 패스트캠퍼스에 따르면 2021년 기업교육 부문 매출액은 약 130억 원으로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2019년 대비 약 6.5배 증가했다. 2020년에 비해서는 약 3배 성장한 수치다. 2021년 한 해 동안 진행된 기업교육 과정 역시 전년 대비 7.2배 이상 성장했다. 패스트캠퍼스 측은 “디지털 환경에 따른 직무 변화 다각화로 올 상반기, 임직원의 리스킬링 및 업스킬링(Upskilling·직무향상) 교육 의뢰가 전체의 83%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 업스킬, 리스킬로 직무 재배치

업스킬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교육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기업 사례로는 최근 인공지능(AI) 전문가 양성 교육을 진행한 현대모비스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사내 데이터분석 전문가를 양성해 장기적으로는 조직 내 데이터 분석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패스트캠퍼스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교육을 진행했다. 두 달 반가량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사전 진단 테스트를 통해 교육생별 데이터 분석 역량을 측정하고, 이를 반영해 운영됐다. 머신 러닝과 데이터 전처리, 모델링 전반을 다루고, 산학 협력을 통한 현업 과제 수행, 성취도 측정을 위한 사후 역량 테스트, 예습 및 복습을 위한 데이터분석 온라인 강의 제공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실습을 진행한 코치진의 맞춤형 기술 지원에 대한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전체 교육을 맡았던 실습 코치진과 현업 프로젝트까지 함께 진행했기에 내부 만족도가 더 높아질 수 있었다.

최근 수요 폭증으로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내부 직원을 디지털 전문가로 육성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반 직무를 담당하던 직원을 데이터 분석이나 AI, 빅데이터 관련 직무로 전환 및 재배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를 겨냥해 리스킬링 교육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최근 한 금융권 대기업에선 사라지고 있는 오프라인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재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직원들은 주로 디지털 마케팅이나 고객경험(CX) 설계 분야로 재배치된다.

이은지 패스트캠퍼스 B2B교육사업본부장은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의 경우 AI나 데이터 관련 이론과 지식은 충분하지만 이를 자사 비즈니스에 녹여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내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곤 한다”며 “반면 내부 인재는 경험이나 노하우가 풍부해 약간의 디지털 교육으로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외부 인재 못지않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내에서 디지털 ‘준전문가’를 육성하는 것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또 다른 트렌드다. 생산공장 현장이나 실무 부서에서 디지털 준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본사의 빅데이터 및 AI 전담 부서와 소통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는 현장에서 곧바로 해결할 수도 있다. 이 본부장은 “준전문가 양성 트렌드를 통해 기업들이 과거 자체 디지털 전담 부서를 만들던 추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본질적인 체질 변화를 이루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일과 교육 결합한 ‘워크플로 러닝’ 인기

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교육의 주요 흐름 중 하나는 바로 ‘온라인 전환’이다. 감염병 사태로 비대면 근무를 채택하는 기업이 늘면서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는 기업의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이후에도 온라인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찾는 기업 고객은 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으로 교육이 진행되다 보니 퇴근 후 따로 시간을 내 교육을 듣는 게 아니라 업무 시간 중 실질적으로 필요한 내용만 선택적으로 학습하는 트렌드도 생겨났다.

이로 인해 직원 재교육 시장 역시 조직 구성원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습자의 수준과 관심사, 학습 속도 등을 고려한 개인화 교육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다양한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예컨대 패스트캠퍼스는 사용자의 교육 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학습경험플랫폼(LXP)을 준비 중이다. 내년 상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인 이 학습경험플랫폼은 개인별 수준 진단과 콘텐츠 추천이 기본 골자다. 직무 기초 역량을 비롯해 신사업 발굴, 마케팅 데이터 시각화, 딥러닝을 위한 최적화와 수치해석 등 실무 레벨의 주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보유 중인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초급자부터 고급 실무자까지 다양한 수준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콘텐츠에 큐레이션을 접목할 예정이다. 이다영 패스트캠퍼스 온라인 러닝 솔루션 그룹장은 “직장인은 교실이 아닌 업무 속에서 학습을 하기 때문에 일과 학습이 하나로 결합되는 워크플로 러닝에 집중한 자기주도형 온라인 학습을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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