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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尹, 신림 반지하로… 韓총리, 홍수 통제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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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긴급 대책회의 “취약층 안전책 마련”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발달장애 가족이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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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9일 집중호우 대처를 위한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국민께서 충분하다 느낄 때까지 끝까지 조치해 달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피해 현장을 찾아 “국가의 능력은 위기 때 발휘되는 것”이라며 신속한 피해 복구를 당부했다. 하지만 야당은 윤 대통령이 전날 서초동 자택에서 지시를 내린 것을 두고 “80년 만의 폭우가 내리는데도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긴급 대책회의와 국무회의를 연달아 주재했다. 당초 세종시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할 계획이었지만 호우 피해 대응을 위해 장소를 서울로 변경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은 윤 대통령은 “소중한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상황 종료 시까지 긴장감을 갖고 총력 대응해 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천재지변은 불가피하지만 인재(人災)로 안타까운 인명이 피해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산사태 취약 지역과 저지대 침수 지역에 대한 선제적 조치, 신속한 복구와 지원 등을 당부했다. 또 “이번 집중호우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재난 관리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와 지방 하천, 지류 전반의 수위 모니터 시스템을 개발하고 배수조 설치 등 저지대 침수 예상 지역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은 전했다.

회의를 마친 윤 대통령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로 이동해 피해 복구 현장을 찾았다. 전날 40대 자매와 10대 여아 등 발달장애 가족 3명이 고립돼 숨진 다세대주택의 반지하 가구로, 윤 대통령은 피해 현장에 약 13분 동안 머물며 피해 가족의 평소 사정과 사고 경위 등을 물었다. 윤 대통령이 반지하 창문 앞에 쪼그려 앉아 소방 당국의 상황 보고를 듣고,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다 가득 찬 흙탕물 때문에 돌아서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윤 대통령은 “취약 계층이 안전해야 비로소 대한민국이 안전해지는 것”이라며 “피해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덕수 총리도 이날 서울 서초구의 한강홍수통제소를 방문해 집중호우 대응 상황을 점검한 뒤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피해 현장을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윤 대통령이 자택에서 상황을 보고받고 전화로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전화 통화로 무엇을 점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재난 상황에 집에 갇혀 아무것도 못 하는 모습을 보는 국민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준호 의원도 “큰 비 피해가 우려되면 퇴근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중호우 점검회의를 주재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어느 정도 상황이 마무리되거나 진전된 다음 가는 게 맞는다는 원칙을 정해 놓은 바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8일 오후 9시부터 9일 새벽 3시까지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지침 및 지시를 내렸다”며 “현장이나 상황실로 이동하면 대처 역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랐던 것”이라고 했다. 서초동 사저 주변 침수로 발이 묶였을 것이란 야당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강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재난 상황마저 정쟁 도구화를 시도하는 민주당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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